[간호사의 취미생활] 매일 독서 100일차 리뷰
요즘, 매일 아침 출근 전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하루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0일이 넘었다. 책 읽은 부분에서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이상을 네이버 band에 기록하고, 독서 노트를 instagram 스토리로 공유하고 있다.
독서를 취미로 삼은 지 약 5년, 출근도 해야 하고 퇴근하면 학교도 가야 해서 예전처럼 책을 많이 읽을 시간이 없었다. 특정 취미를 오래 하다 보면, 생계가 아닌 이상 현생이 바쁘면 좀 소홀해지기도 하는데 난 그게 너무 아쉬웠다. 한때 내가 독서에 몰입하고 책을 통해 위로받던 날들이 분명 존재했는데, 어느 순간 열광하던 내 취미가 과거형이 되어 있었다.
'책 읽던 나'를 그리워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 유행이 심할 때,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하기 어려워서 <온라인 매일 읽기 챌린지> 독서모임을 만든 적이 있었다. 그냥 매일 한쪽이라도 주 5일제로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게 motivation이 되었다. 그리고 외부에서 방해받지 않는, 꾸준할 수 있는 '아침시간'을 주로 활용했다.
방법
*다양한 수단 - 종이책을 선호하지만 ebook도 적극 활용하였다.
*다양한 독서 - 한 권을 완독 한 후에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완벽주의 독서'는 지양하는 편이다. 원래 독서방식대로, 한 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 읽다가 나랑 맞지 않는 책은 과감히 버리기도 한다. 어느 날에는 사회과부도를 읽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북카페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다 들고 와서 특정 챕터만 주르륵 읽기도 했다.
*다양한 장소 - 출근 전에 못 읽은 날은 출근길에 e-book을 켜서 한쪽이라도 읽거나, 점심시간이나 등산 가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도 했다.
매일 독서의 장점
*식상하지만, 일-집을 반복하다가 매일 책을 읽다 보면 인지의 지평이 조금은 넓어지는 것 같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영상으로 콘텐츠들을 접하는 것 vs 독서를 통해 활자로 접하는 것의 차이는 '(저절로 흘러가는) 자동 재생'이냐 '(스스로 입력 버튼을 누르는, 선택적인) 능동 재생'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정제된 단당류로 이루어진 초콜릿을 섭취하는 것 vs 현미밥 한 숟갈을 내가 직접 씹어서 단당류로 분해하는 과정을 거치는 차이라고 할까.
*대학원 시험 기간 때, 전공책 읽는 게 그렇게 거북하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단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군신화에서 마늘과 쑥을 100일간 먹으면 사람을 만들어준다는 말처럼, 책을 매일 100일간 읽는다고 해서 곰이 사람이 되는 정도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그렇지만 꾸준히 쌓아 올리면 세워지는 돌탑처럼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서도 최소한 한 달에 200페이지 책 한 권은 읽어낼 수 있었다.
예시 : 20일(주말 제외한) x 10페이지(5장) = 200페이지
늘 느끼지만, 나에게는 꾸준함이 가장 어려웠다. 처음엔 매일 아침마다 책을 펼친다는 게 잘 안되었다. 작심 하루로 끝나더라도 또 도전하고, 목표치를 좀 낮추어(여러 장 안되면 한쪽이라도 읽자) 습관이 될 때까지 시도했다. 이제는 단순히 독서의 행위를 넘어, 아침에 눈떠서 책을 찾는 게 나의 일상이 되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행위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책을 읽는 애서가의 일상을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