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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Feb 03. 2020

운명처럼 다가온 관광통역안내사

관광통역안내사 합격자들의 이야기 제 2-1화 - 김민혜(김효주)

중국어를 접하게 된 동기

     

고등학교 2학년 제2외국어수업을 통해 처음 중국어를 접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한자공부를 좋아해서 한자급수를 단계적으로 취득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희열과 자신감을 느껴왔다. 그래서일까? 중국어공부는 가슴 두근거리는 학구열을 느끼게 해 주었고 만족스러운 성적과 큰 성취감을 가져다주었다. 중국어공부에 대한 욕심이 커지게 되어 학교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난생 처음 어머니께 과외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교통이 불편한 도서지역이었지만, 중국어 원어민선생님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집에서 중국어 기초부터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개인사정으로 인해 진학보다는 취업을 먼저 하게 되었다. 때문에 중국어공부를 잠시 동안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몇 년 후 중국어 관련학과에 입학하고 2학기에는 중국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이를 통해 단순히 언어뿐만 아닌 중국의 문화와 생활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졸업을 준비하던 중 중국유학을 다시 가고 싶었다. 지난 2학기 동안의 짧은 유학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었고 좀 더 유창한 중국어실력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 준비와 다시 중국유학이라는 두 가지 길에서 고민을 하던 중 예상치 못하게 지원한 기업에 합격하게 되어 취업하게 되었다. 눈앞에서 보이는 현실의 뜻에 따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면서도 나는 중국어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주말마다 중국인들과의 언어교류를 하는 모임에 참석을 하여 조금이라도 중국어를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중화권 국가로 여행을 다녔다. 나에게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중국어공부를 위한 짧은 연수에 가까웠다. 


관광통역안내사를 준비하게 된 동기

     

관광통역안내사는 중국교환학생 시절 같은 반 한국인 언니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언니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곧바로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고 했다. 당장 현업에서 종사하기에는 중국어실력에 아직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현직 가이드들의 말처럼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공부해야 언어실력이 단시간에 많이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언니는 초보 가이드의 입장에서 어학실력을 좀 더 보완해서 완벽에 가까운 관광안내를 하고자 했다. 나는 이런 언니 마음을 공감한다. 


내 고등학교 전공과 실제로 종사했던 업종 모두 무역/물류 분야다. 무역/물류라는 분야는 앞으로도 절대 없어지지 않는 매력적인 분야다. 나는 오래된 경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역/물류 관련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주5일 전일제에 야근까지 쳇바퀴 돌듯이 굴러가는 일상에 나는 지쳐갔다. 그리고 내가 무역/물류 분야에 그다지 큰 열정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어떤 계기로 혼자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언젠가는 나도 대한민국 보통 여성으로서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니 지금 시간과 현실에 쫓겨 살아가고 있는 내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 날 이후, 사람들과의 교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나의 모습, 솔선수범하고 활달한 내 성향과 직업전망 그리고 나의 관심사 모두를 반영한 직업이 있을까 고민했다. 


단번에 관광통역안내사라는 직업이 떠올랐다.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던 언니를 만나 미래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언니가 공부한 관광통역안내사 공부자료를 받고 곧바로 나는 관광통역안내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격증 공부를 위해 당장 회사를 그만두기는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틈틈이 시험 준비를 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거의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나는 얼마 가지 않아 결국 관광통역안내사 필기시험 준비를 멈추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험공부를 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듯 나도 끝내 포기하게 된 것이다. 특히나 나는 남들에 비해 의지력이나 지구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너무나 쉽게 공부를 그만두게 된 것 같다.


한참동안 관광통역안내사 필기 수험서를 책장에 방치했다. 종종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수험서들을 볼 때마다 ‘언젠가는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조바심이 났다. ‘언제 다시 시작하지?’ 초초해졌다.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2019년 5월, 나는 마음을 다잡고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그리고 관광통역안내사 시험 준비에 전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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