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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Jun 03. 2020

긱 이코노미는 누가 이끄는가?

긱 이코노미의 오늘

긱 이코노미를 주도하고 있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높은 대학진학률에 따른 고학력을 자랑하지만, 역사상 부모세대보다 더 가난한 첫 세대이기도 하다. 뉴욕대 마이클 후트 교수에 따르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성인이 된 밀레니얼세대 중 44%만이 자신의 나이 때의 부모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49%는 부모보다 못한 지위의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은 좋은 일자리는 줄고 정규직 역시 안정적인 삶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을 몸소 느끼고 긱 이코노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긱 이코노미에 참여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개성이 넘치는 이들에게 일은 이제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정체성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은 곧 라이프스타일이자 노력하고 성장하는 장(場)이다. 따라서 숙련공이 아닐 수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참여를 통해 조직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세대보다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회사에서 신입사원들의 참여는 제한적이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참여가 필요 없다고 느껴지는 조직에서 탈출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년 이하 신입사원의 평균 퇴사율은 27.8%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이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도 긱 이코노미에 뛰어들고 있다. 페이오니아 '2020 글로벌 프리랜서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긱워커 중 22%가 35-44세, 약 10%의 긱워커가 45세로 조사되었다. 이들 대부분은 전업주부,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 등 그동안 일자리로부터 소외되었던 사회구성원들이다. 긱 이코노미는 경력과 실력이 아닌 육아로 인한 시간 부족 등의 다른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 못했던 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표 프리랜서 전문가 플랫폼 ‘크몽’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 가입자 중 90% 이상이 20~40대이며 이 중 결혼, 출산, 육아 과정에 있는 30대 여성의 비율이 44.96% 가장 높다. 더불어 크몽은 경력단절 출신 여성 전문가 억대 매출을 달성한 사례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긱 이코노미는 더 많은 사회구성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나라에서 여행객 입국조치가 내려지자 위기에 빠진 호텔, 항공 등 관광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재빠르게 긱 이코노미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필품 및 유통 서비스와 함께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미국 언론매체 ‘쿼츠’는 높은 긱워크의 수요는 긱 이코노미 종사자들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그동안 문제시되었던 낮은 긱워커들의 처우를 빠르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긱 이코노미 규모는 해마다 커져가고 있다. 2018년 갤럽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체 근로자 3분의 1 이상이 플랫폼을 통해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 긱이코노미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2%에 해당하는 2조 7,000억 달러에 달하고 세계 5억 4,000만 명 정도가 긱이코노미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긱 이코노미는 더욱 보편화된 노동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취업과 창업으로 구성되었던 이분법적 선택지 사이에 긱 이코노미는 폭넓은 중간지대를 형성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일자리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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