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갑을 찾아서
"안녕하십니까, 저는 무자(戊子) 일주로 태어난 '황금쥐'입니다. 사주에 식신이 세 개나 있어 굶어 죽을 일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죠."
취업 준비의 시작은 자기소개서, 즉 '서류 전형'이다. 나를 기업이라는 갑에게 어필하는 시간이다. 본격적인 을의 기록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사주를 중심으로 소개해보았다. 오행의 기운이 고루 퍼져 있지만 그중 '금(金)'의 기운이 가장 강하다는 식들의 이야기 말이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우리 을들은 사주와 타로, 신점 등의 비과학적인 것에 기대곤 한다. 하지만 취업 시장에서 이런 불분명한 정보로 갑에게 선택될 수는 없다. 이제 부적 대신 객관적인 지표로 나를 소개해보자.
1. 특출 나지 않은 나의 '객관적 지표'
나는 소위 말하는 '지거국' 언론학과를 3점 후반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 경험: 독일 교환학생 1회, 마케팅/언론 대외활동 2회, 홍보 대회 수상 1회, 교육 봉사 2회
* 경력: 공공기관 인턴 3회 (이 중 2회는 홍보 마케팅 직무)
* 언어: 영어 성적 2개, 중국어 성적 1개
* 자격증: 컴퓨터활용능력 1급, 워드프로세서 1급, GTQ포토샵 1급, 한국사 1급, 운전면허 1종 보통
체험형 인턴을 채용할 때조차 노무사, 법무사, 변호사, 회계사 자격증 정도에만 가점을 주는 기관들의 점수 배점을 생각하면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지표다.
2. 지표에 따른 '선택과 집중'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했다면, 이제 나의 '갑'을 선택해야 한다. 나는 특출한 재능도 없고 압도적인 학벌이 없다. 그렇다면 내가 일명 ‘비벼볼 만한’ 곳은 어디일까? 결론은 '공공기관'이었다.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나의 특출 나지 않음은 큰 약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갑' 나의 간절한 일인 ‘직무’를 네 종류로 세분화했다.
가. 미디어: 전공(언론학) 활용
나. 교육: 봉사 활동 경험의 진정성
다. 홍보/마케팅: 수상 경력과 인턴 경력
라. 환경: 환경 선진국 독일에서의 경험
실제로 수많은 기업에 서류를 던졌지만, 서류 전형 합격 소식을 들려준 곳은 저 네 가지 카테고리뿐이었다. 결국 취업 생태계에서 을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소양은 자신감이 아니었다. 나 자신에 대한 '주제 파악'과 이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었다. 운명은 사주가 결정할지 몰라도, 서류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객관적인 나 자신이었다. 이제 서류 합격을 경험했다면 본격적으로 취업 생태계의 기기괴괴한 경험으로 바스라질 준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