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사실 볼까말까 많이 망설였던 영화다.
이 영화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걱정되기도 하고, 봐야하긴 하는 영화인데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었다.
무섭다고 해야 하나.
큰 결심을 하고 혼자 보러 가려다가 삼일절이라 엄마가 쉬어서 함께 공유하고자 엄마와 보러 갔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조사는 거의 안했다.
원래 영화를 볼 때 혹시나 스포를 당할까봐 조사를 안 하기도 하지만..
다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다룬 영화라는 것만 알고 들어갔다.
일본군 위안부라고 하면 두려운 감정이 앞섰다.
비록 두렵지만 마주해야한다는 생각에 영화관을 찾았다.
기대이상이었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줘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굿'이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몇몇 사람들은 굿이 나오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고 영화를 안 본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이 영화에서 나온 굿은 종교적인 것을 떠나서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어쩜 저렇게 인간과 인간으로서 저렇게 잔인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 내가 지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 하나는 왜 마지막 귀향굿에서 일본군들이 나온 부분이다.
도대체.. 위로를 하는 귀향굿에서 그들이 왜?
(기사들을 찾아보니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지도 모르게 서서 ‘보이는 자’를 비웃고 있는 것으로
모르는 척 하는 일본, 함구하는 한국의 모습을 비웃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문득 영화에서 소녀를 도와준 극소수인, 단 한명인 일본군이 상사의 총에 맞고 죽는 모습이 떠올랐다.
지극히 판타지적이지만, 지금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 반성하는 일본 사람들이
그들의 양심을 비정상 취급을 받으며 핍박을 받겠구나하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다.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 취향을 강요하는 편이 아니다.
내가 어떤 영화가 보고 싶다고 해서 모두가 그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후원하지 않았다.
엔딩크래딧에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나오는 후원자들 이름에 내 이름은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휴지도 못 갖고 들어갔거니와 엄마와 함께 갔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울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안 울 수 있을까? 함께 분노하고 울음을 토해냈다.
'이제 왔나?'라는 마지막 대사부터
후원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쓰여있는 엔딩크래딧과 함께 할머니들의 그림까지
마지막까지 나에게 감정을 다스릴 틈을 안준다.
그런 말이 있다.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좋고 나쁨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가 존재 자체로도 의미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주 부족하나마 그들의 아픔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의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