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나는 DC영화나 마블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히어로 영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영화를 볼 때는 가족들과 함께 보거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올 때 뿐이다.
그렇지만 이번 원더우먼의 경우, DC인데도 불구하고 꽤 잘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하긴 했다.
그래서 남동생은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고 싶어했지만 내 의견대로 원더우먼을 보러갔다.
내가 아는 기존의 원더우먼은 거의 없다.
영화가 나온적도 없고, 과거 드라마를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은 건지, 영화의 초반에는 원더우먼의 기본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나는 원더우먼에 대한 기초지식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조기를 나타내는 유니폼만은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원더우먼은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 특유의 미국이 세계를 구원하는 그런 패권주의식 영웅에서는 벗어난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전쟁통에 어울리지 않는 팔다리가 들어난 갑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원더우먼의 시그니쳐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최대한 노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삼 히어로의 의상조자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다.
배트만vs슈퍼맨은 안봐서 모르지만, 적어도 원더우먼은 배트맨 정도의 과거 DC의 영웅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처럼 완벽하지 않으며, 인간과 현재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갤 가돗의 원더우먼은 기존의 히어로 영화 속의 여성 중에서 가장 여성적인 히어로였다.
극복 못하는 약점이 있어서 늘 누군가의 도움으로 구원받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 누구의 구원이 필요하지 않은 천하무적의 진정한 여성 히어로말이다.
또한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인디언, 혹은 유색인종이 주 캐릭터로 등장한다거나 빌런이 할아버지라던지, 마지막에 여성 히어로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남자 캐릭터와 결혼하여 아내로 사는 결말이 아니라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간다는 점 등에서 굉장히 노력한 영화이다.
DC와 마블의 차이점은, DC의 약간의 무거움과 엄숙함 아닐까?
DC나름대로의 매력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원더우먼에서의 빌런인 아레스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갤 가돗의 시오니스트 논란이다.
의외로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의 매력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히어로 혼자 매력 독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조금 지치게 하지 않을까?
빌런의 서사 역시 관객을 매료시키는데 중요하다.
또한 이번 갤 가돗의 시오니스트 논쟁으로 영화에 있어서 배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분쟁지역이 떠올랐으니 말이다.
갤가돗과 원더우먼이 분리되어 이중적으로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그 전쟁 속에 있지 않아 그동안 가볍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쉽게 생각했던 배우들의 정치적 의견 피력이 왜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가장 여성적이지만 이중적인 그런 역설적이지만 안타깝게도 매력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