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항상 어렵다

우리들

by 김김이


-우리들-

*감독 : 윤가은

*장르 : 드라마

*2017.04.10.월

*비행기 안에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린 아이들의 삶은 늘 새롭고 환상적이기만 할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때를 살아가던 나는 매일 밤마다 고민하고 매 순간을 선택하며 치열하게 살았음을 잊고 있었다.





너무나도 연약하고 예민한 우리들의 세계




영화에서 특히 가장 예민할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의 사람 관계에 대한 아주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보통 초등학교 4학년이라고 하면 고학년이 되면서 공부도, 친구관계에 있어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특히 집에서는 장녀로서 막내인 윤이와는 상대적으로 다르게 '너는 알아서 잘할거야~'라는 암묵적인 기대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 선은 더욱더 시행착오를 겪는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선



어쩌면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한 방학이 시작될 때 쯤, 선은 새로 이사온 지아를 만나게 된다.



선에 대한 아무런 선입견이 없는, 아직은 새로운 곳에 와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지아는 선과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선 역시 오랜만에 생긴 친구에 최선을 다한다.




봉숭아도 함께 물들이는 선과 지아






하지만 개학이 다가오고, 지아가 보라라는 새로운 관계를 맺게되고 그를 통해 선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되며 다시 둘 사이는 어색해진다.


개학과 동시에 지아는 일명 보라 패거리와 친해지게 되고, 선은 다시 혼자가 된다.

친구가 필요하지만 주변의 시선이 중요한, 무서운 우리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게 지아에게는 한 때는 너무 신기하고 예쁘던 봉숭아 물은 한순간에 촌스럽고 창피한 것으로 전락한다.

선과의 관계 역시도



정말 얄미운 보라 패거리






그러나 지아는 보라를 제치고 1등을 하게 되고, 지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보라는 선을 통해 또다시 지아에 대해 선입견과 그녀의 인간관계를 단정지어버린다.



보라의 이간질로 지아 역시 교내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신경을 곤두서고 있던 선과 지아는 조금이라도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 서로에 대한 가십거리를 퍼뜨리다 결국은 폭발하고 만다.







결국 지아와 선은 끝내 보라의 패거리에 들지도, 혹은 다른 패거리에도 들지 못한다.


하지만 피구를 하는 과정에서 선은 과거의 자신처럼 빨리 게임을 진행하려는 아이들에게 일명 몰이를 당하는 지아의 편에 서며 작은 손길을 내민다.



피구경기에서의 지아와 선








왜 어른들은 아이들이 마냥 행복하고 좋기만 하다고 생각할까?

아이들, 우리들은 나름대로 관계에 있어서 치열하게 살아간다.

화려한 액션신도, 잘난 배우들도 나오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맴돌았다.

영화를 보며 너무 공감이 될 정도로, 아이들의 인간관계를 이렇게나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룬 것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누구나 선도 지아도, 혹은 보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선의 동생 윤이가 말한 것처럼 선입견과 가십거리에 매달리다고 일일이 되갚아주다가는 언제 노느냐다.




되갚아 주는 것보다는 노는 것이 더 소중한 윤






어린 시절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작은 것에 매달렸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소한 것에 매달리며 감정소모를 하다가 결국은 윤이의 말대로 나는 놀지 못했다.


사실 여전히 인간관계는 어렵고, 나는 아직도 사소한 것에 민감하다.



하지만 언제 깨질지 몰라 아프지만 그럼에도 관계에 더 치열하기에 우리들의 세계는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닐까?







+


여담이지만, 마지막 피구 장면에서 보라가 피구공에 맞는 장면이 하나만 나왔으면 속이 시원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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