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경제적 가치와 집단의 사회적 정체성

by Pimlico

KBS 역사스페셜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도 한양 도성 안에 살아야 진짜 서울 양반이라는 사회문화적 인식이 있었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도성 내에서 살려는 기록들이 보인다. 이것은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 성리학과 자본주의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었다. 당연히 성벽을 바로 마주하더라도 안과 밖의 집값은 몇 배의 차이가 났었다고 한다. 아래 서술된 행동경제학은 이에 대한 이론적 증거를 제시한다.


"우리는 특정 내집단(in-group)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외집단(out-group)을 어느 면에서 적으로 여겨 사사건건 대립하고 충돌한다."


"이를테면 케이티 페리 같은 팝 스타의 팬들은 다른 케이티 페리 팬들과 동일시하려고 해마다 수천 파운드를 쓴다."


"정체성의 역할이 유난히 강력하게 발휘되는 분야는 정치다. 대다수 사람들은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남들과 동일시하려는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 2016년 6월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 투표가 실시된 이후에 논평가들이 지적한바, 많은 사람들이 '탈퇴'에 표를 던진 동기는 유럽연합 출신 이민자의 증가로 인해 자신들의 정체성이 상실되거나 희석되었다는 느낌에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반 대중의 '탈퇴' 여론이 가장 격렬하던 한두 곳의 두드러진 예외(이를테면 링컨셔 보스턴)를 제외하면 이민자들에게 가장 심한 공포를 느낀 사람들은 이민자 비율이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민자를 직접 경험한 일이 거의 없었기에 그들을 외집단으로 판단했는지도 모르겠다." - 미셸 배들리 (2020). 행동경제학(Behavioural Economics). 노승영 옮김. 파주: 교유당.


한국사회에서도 이민자에 대한 경계와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은 정작 지역 커뮤니티에서 그들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으며, 공공임대주택 주민들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섞이고 싶지 않은 심리에는 합당한 시장 가격을 지불하지 않은 외부인에 의해 본인들의 정체성이 오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정책적으로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보장하면서 커뮤니티 단위의 공공재와 공익적 혜택을 중심으로 통합시킬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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