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금융화와 제4차 자본순환

2021년 8월 1일 기록

by Pimlico

지리학자 Manuel Aalbers는 공간에서 자본의 흐름이 전환되는 과정을 세 차례의 순환(circuit)으로 정리하며, 글로벌화와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나타난 제4차 순환(the quaternary circuit)을 주장했다.


제조업 같이 생산을 위해 자본이 토지에서 기능하는 the primary circuit(1차 순환)과 그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반시설, 교육, 기술개발 등의 인프라에 투자되는 the secondary circuit (2차 순환), 데이비드 하비가 주장한대로 공간의 자본 축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건조환경의 재개발 등을 통해 spatial fix가 일어나는 the tertiary circuit (3차 순환)으로 정리했다.


The quaternary circuit (4차 순환)은 공간 자체가 금융화가 되어 독립적인 금융시장의 도구로 전환되는 현상이다. 즉, 기존의 순환이 자본의 기능적 전환을 통해 공간에서 일어나는 생산과정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졌다면 "4차 순환"은 공간을 주식처럼 금융상품으로 활용해 시세차익의 수익추구만을 위해 투자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에 나타난 갭투자의 원리가 전세금 리스크를 껴안고 세입자에서 임대인으로의 전환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 없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자본가 경제로의 진입이 이들의 최대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갭투자는 한국에서 나타난 제4차 순환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도 낮은 임대료, 창조적 생산주체, 독특한 지역문화로 인해 활성화된 동네나 거리가 밀려들어오는 투자 자본에 잠식되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Aalbers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이 생산성 없는 4차 순환으로 전환되는 순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소비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보다는 부동산 자체의 재판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혹은 투기자본의 논리에 지배당해 산업적 문화적 생산 가치가 파괴되는 공간의 금융화를 의미한다.

이전 06화공간의 경제적 가치와 집단의 사회적 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