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대학의 연출공간과 대안적 미래 도시계획의 가능성

피식대학: 한국 최고의 시공간 연출 그룹

by Pimlico

'한사랑 산악회'는 단순히 개그 영상 이상의 의미를 던져준다.


유튜브 피식대학은 개그맨으로 이루어진 크리에이터 그룹이지만 그들은 특정 장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특정 세대(베이비부머 세대, 2000년대 대학생, 탈북민, 재미교포, B급 비주류 남성)를 예리하게 관찰하여 경쾌한 공감의 공간을 연출하는 탁월한 공간 디자이너들이다. 그들이 공간, 사회, 세대의 차이를 이해하고 캐취 하는 능력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한다.


피식대학의 유튜브 공간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하이퍼 리얼리티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여러 세대가 하나의 세계에 모여 공감하거나 혹은 서로가 타인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간접 경험함으로써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유머로 포장된 이들의 콘텐츠는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약간은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별다른 부담이나 사회적 죄책감 없이, 클릭 몇 번의 가벼운 마음으로 타인의 세계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시공간의 한계를 파괴하고 있지만 피식대학의 콘텐츠들은 세대 간 개인 간의 장벽을 해체시킨다. 예를 들어 피식대학의 한사랑산악회를 보며 부모님 세대의 카톡 프로필 사진(꽃, 나무, 자연)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피식대학의 개그맨들은 일인다역을 맡아 하나의 복잡한 세계관을 완성시킨다. 즉, 이러한 콘텐츠가 발생시키는 연출된 사건들은 현실 속 주체 간의 복잡하게 얽힌 상대적 위치와 관계 그리고 개인이 가진 여러 자아들을 인위적으로 충돌 및 해체시켜 선명하게 수면 밖으로 드러내 준다.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들이 만든 세계는 결국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실제 세계를 위한 길일지 모른다. 이 파괴와 해체는 모순적이게도 현실의 연결을 의미한다. 피식대학이 증폭시킨 "차이의 반복"은 현실 속 개인 간의 "공감과 인정"으로 완성된다. 하이퍼 리얼리티 공간이 불러온 개인 간 장벽의 해체는 들뢰즈가 말한 현대사회의 파편적 연결성 (e.g. Rhizome) 및 탈계층화를 강화시킨다.


어쩌면 이것은 최근 상업적으로 오락화된 현대 한국 코미디에서 그동안 사라졌던 희극이 가진 본래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80-90년대 코미디1번지의 사회풍자를 생각해보라!). 좀 더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온라인에서 연출된 공간과 스토리에 대한 공감은 넓은 의미의 현대 도시계획에서 비물리적 내적 공간 완성의 대안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근현대적 도시계획이 물리적 공간 완성(개발)에 주로 집중해 왔다면, 미래의 대안적 도시계획은 개인의 내적 완성(세속적 사회 코드를 초월하여 타인의 세계로의 여행, 개인 간 장벽의 해체, 공감과 인정의 사회문화적 회복)에서 비롯되는 "이상적인 공간전략 완성"의 가능성을 가시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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