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강한 자

by 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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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상이 세 보인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거친 돌맹이를 보고 거기에 볼을 대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지 않는가.

내 외모 역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보영과는 대척점을 이루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너무 심한 자학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러한 강인한 외모... 원칙론 적일 것 같은 인상때문에,

내 성격이나 정신적인 세계 마저도 올바르고 원칙적이고 강할 것이라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

(실제로 몇마디 나눠보고 나의 '의외로 그렇지 않음'을 간파하는 사람도 간혹 본적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멘탈이 약하다.

생긴 값도 못하게 유달리 귀도 마음도 셀로판지 마냥 얇디 얇아,

주제넘은 놈이 던지는 어줍잖은 평가나 한귀로 흘려들어야하는 아랫사람들 뒷담화를

'다른이름으로까지 꼭꼭 Save '하고 두고두고 조회하여 편집도 못하면서 그대로

자기연민에 빠져버린다.


집에서는,

나보다 더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대단한 엄마라고 칭송 받는 이들이 간혹 대형 포털싸이트 메인을 장식하는데,

나는, 나는?

힘듦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니 더이상 상처받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

어차피 식음전폐하고 누워봤자, 목을 놓고 울어봤자 결국 그 상처와 아픈 기억은 오롯이 내것이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포기하게 됐고, 이기적일 정도로 내시간과 내공간을 주장하게 됐으며

어쩌면 가장 슬픈 결정, '영원히 함께'하진 않겠다는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까지 되었다.


혼자다.

가족들은 그저 내게 주어진 선물? 덤 같은 존재라 여기자. 그래서 내가 마구 휘두를 수도 없고 휘둘릴 수도 없는 그런 존재들이라 약간의 거리를 두자.


결국 유리멘탈의 내가 어떻게 세상에 방어하고 사는 지로 귀결되는 구나.


갑자기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읽고 싶어진다.





파도의 말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께


마음 놓고 울어줄께



오랜 나날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



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줄께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질 땐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께.

DSC00903.JPG 부산, '16.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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