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술을 먹고 곯아 떨어진
전남편 보고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듯
그 순간 시모가 나에게 빙의된거라 믿고 싶을 만큼
그가
불쌍했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내가 아니다
그래도 측은하다
그가 눈을 뜨고 예의 그 시뻘건 흰자를 희번덕거린다.
왜에....
묻지도 않은 답을 한다.
난 좁다란 컨테이너 박스같은 방에 돌아와
이 느낌을 기록한다.
왜?
나도 취했으니까.
불쌍하다
그의 엄마도
그도
...
나도
내 새끼들도
우린 애초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나
반드시 그 것을 알아내리라.
나의 전생
그리고 감히 나의 희비를 쥐락펴락하는 그대들과의 끊지못했던 인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