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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Jun 08. 2019

취함

방금 술을 먹고 곯아 떨어진

전남편 보고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듯


그 순간 시모가 나에게 빙의된거라 믿고 싶을 만큼

그가

불쌍했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내가 아니다

그래도 측은하다

그가 눈을 뜨고 예의 그 시뻘건 흰자를 희번덕거린다.


왜에....

묻지도 않은 답을 한다.


난 좁다란 컨테이너 박스같은 방에 돌아와

이 느낌을 기록한다.

왜?

나도 취했으니까.


불쌍하다

그의 엄마도

그도

...


나도

내 새끼들도


우린 애초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반드시 그 것을 알아내리라.

나의 전생

그리고 감히 나의 희비를 쥐락펴락하는 그대들과의 끊지못했던 인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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