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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Jun 20. 2019

1타 쌍피 에필로그

오늘 아침 집 근처 경찰서에 들렀습니다.

1차 쌍피 경찰관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과연 나를 보고 담당 경찰관은

".... 아 1타 쌍피!!!" 라고

넓지 않은 교통조사계실에 다 들릴 정도로 외칩니다.


민망한 듯 살짝 웃었습니다.

화를 낼 수도 없으니. 


나보다 먼저온 사람과 면담이 끝나고 

내 순서가 되었습니다. 


나름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아무래도 경찰에 신고를 받고 조사를 받으러 가는 입장이 되다보니까요.

어제는 그 핑계로 또 술을 마셨지요.

그 덕에 머리는 무겁고 몸도 찌뿌뚱합니다.  


" 안녕하세요... 그날, 너무 당황해서 그 차를 박은 건 생각지도 못했어요.

바로 옆이 밭이라 흙이 많아서 차가 제어가 안되다 보니 그랬나 봅니다.

암튼 그 차주 분께는 죄송하게 됐습니다. 따로 연락을 드려야할지요?" 


" 아뇨, 괜찮아요. 보니까 다른 차량 사고 처리하느라 분주하시던데 

고의로 그러신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잘 설명드렸습니다. 

그나저나 차는 좋은 데 운전은 저렴하게 하셨더라구요.

후진할 때 4륜으로 했었어야하는데... 블박을 보니 당황하신 것 같긴 하더라구요. " 


경찰관이 그나마 많이 배려해준 덕에 25점 벌점은 면했고 태신 범칙금 12만원은 고스란히 토해내야했습니다. 


" 비싼 밥 드셨네요. "

" 그러게요 "

" 그 집 다시는 안가겠어요 하하하 "

" 아 .. 네.. 생각도 안해봤네요 하..하.." 


아무튼 걱정한 것 만큼 큰 데미지는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만약 차가 없다면? 차 없이 산다면? 

금방 부자되겠다는 생각도 스쳐지나갑니다.


온갖 보험료에 연료비에 세차비.. 주기적으로 날라드는 속도위반/주정차 위반 딱지들. 


벌써 오후 2시.

3~4시간만 버티면 퇴근인데 

퇴근이어도 Sweet 한 home이 아니라 그냥 불편하기만한 home이 기다리고 있어서

벌써부터 또 술이 땡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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