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여자 보단 남자가,
내 옆에 누워
사심없는 손길로
내 머리카락을 쓸어내려줬으면
내 목과 등을
조금은 거친 손바닥으로 둥글게 둥글게 어루만져 줬으면
내가 잘 때까지 조용한 콧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줬으면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욕정에 굴복한 거친 손이
결코 내 고단한 잠을 깨우는 일은 없길
내가 잠든 걸 확인한 후에
내 얼굴을 한번 지그시 바라봐주고
그리고나서 그도 역시 내 뒤를 따라 어둠과 안식의 성으로 입성하기를
오늘도 나는 침대 왼켠 베개 더미 속에
몸을 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