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고 싶어 하는 틱도 아닌데

by 영자

1년을 정말 재미있게 실내 클라이밍을 했다.

나름 빨리 실력도 늘어서 관장이나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많이 들었다.

일때문에 바빠서 한달을 못가니 그게 두달이 되고 세달이 되더라...


어제 둘째가 동네 친구랑 암벽장에 같이 가자고 하길래

쉽게 내키진 않았지만 그러마 했다.


암벽장에 도착하자마자

둘째놈은 신발도 안신고 암벽장 벽 홀드에 달려든다.

" 어! 어! 음! 음! ... "

연신 음성틱을 하면서 산만하게.

이걸 본 주말 알바생이

" 어 지원이 너 왜그래. 이리와봐.

그리고 그거 왜 해? 안하면 안돼? "


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차마 내가 틱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내가 먼저 얘기해줄 걸...

지금 와서야 사무치도록 후회가 된다.

나 쪽팔리다고 아무죄없는 아이에게 그 온전한 죄책감을 전부 뒤집어 씌우다니...


그 어린 놈이,

" 틱... 이예요 ... "


알바생은 그때까지도 틱이 뭔지 모르고 살아왔을 거다.

알바생은, 엄마랑 다르게 자식은 참 산만하고 버르장머리 없고 짜증을 많이 내는 아이네...

그랬을 거다.

1년을 참 친하게 지내온 사이였는데... 그 알바생과는.

이럴 떈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약점인 아이, 그 아이의 약점인 틱.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사회의 무지때문에 우린 죄인이면서,

그래서 더더욱 죄인이 아님을 우리끼리만 속닥여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연신 틱을 해대는 아이에게

눈을 부라리고 짜증을 내었다.


낮에 그렇게 돌아와서 애를 아파트에 떨궈주고

난 여지껏 혼자 내 집에서 침묵을 씹어먹고 있다.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고 오늘을 떔질하려 했지만

남아있는 온전한 정신 때문에라도 잠을 이룰 수가 없더라.


이렇게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결국 난 지금처럼 10년뒤, 20년뒤... 그리고 생의 종말까지

혼자이리라.


비극이든 말든.

극(Play) 조차도 아닌 먼지같은 그 어떤 흔적이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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