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바램... 새벽기도로 모이다.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은 새벽의 기억

by 김민정

새벽 5시 30분,
교회 본당에는 70여 명, 많게는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하루의 시작으로는 이른 시간,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는 하루의 중심이 되는 시간이다.

설교와 찬송, 그리고 기도가 이어졌다.

아이를 데려다줘야 하는 일정 탓에 신자가 아닌 엄마는 성경책 하나 없이 가장 뒷자리에 앉아 그저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은 왜 이른 새벽에 이곳으로 모였을까.

...


마지막 개인 기도 시간이 되자

목사님은 단상에서 내려와 한 사람의 평신도로 돌아가 기도를 이어가셨다.


시간이 흐르며 자리는 하나둘 비어갔고,

열 명 남짓만 남았을 무렵까지
나는 그냥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상하리만큼 시선도 마음도 머물게 되었다.


그 간절하고도 긴 기도는 한 사람의 기도가 아닌.

그 안에는 가족의 안녕과 공동체의 평안,

나아가 이 사회의 희망까지 함께 담겨 있는건 아닐까도 싶었다.


아이들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할때마다 엄마가 하신 말씀도 떠올랐다.

"애미야..엄마의 기도는 하늘에 닿는댔다... "


간절하면 아이들도 별다른 탈없이 잘 될꺼라는, 믿음을 가지라는 말씀이셨다.


어쩌면... 기도란 개인의 소망을 넘어 누군가의 짐을 함께 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2026년 첫 월요일,
아이의 교회에서 한 주간 새벽기도가 시작됐다.
예쁜 지윤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섯 번 모두 참석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일정은 아이에게도, 내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새해 목표였던 새벽 5시 즈음. 매일 신천을 걷겠다던 새해목표가 깨질 위기기도 했다.


예쁜딸은 혹시 못 일어날까 봐 알람을 여러 개 맞춰둔 탓에

엄마는 새벽 세 시부터 잘못 맞춰둔 알람소리에 잠을 깨고 말았다.^^

어쨌든 그 의지만큼은 대견했다.


...

문득 재작년,

대구의 한 출판사에서 진행한 ‘100일 글쓰기’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써야 했던 시간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완주하고 난 뒤에는 '해냈다'는 자신감이 꽤 오래 남았었다.


일상을 적기도 하고 아이들에 관한 마음. 가족에 관한 마음들을 편하게 쓰기 시작했다.

덕분에 예쁜 딸에게는 매일 동화도 읽어주는 계기가 되었고 그런 예쁘고 예쁜 일상들을 매일 천천히 담아 보았다.

소소한 이야기들

"우리집의 보물 정우야~ 지윤아~ "

이렇게 시작된 글을 읽은 한 작가분께서 댓글로

"선생님 집만의 보물이 아니지요.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또 우리나라의 보물이지요."


그렇다... 짧지만 무게있는 말...

나는 우리나라의 보물을 소중하게 귀하게 잘 키울 막중한 책임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짊어지는 일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서로의 글들을 읽어주며 20여명이 함께 한 백일 글쓰기는 꽤 오래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마음속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평일 다섯 번의 새벽기도가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해냈느냐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먹고 시도해봤다는 경험일 것이다.


이른 새벽,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그 작은 시도는
언젠가 더 큰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억이 되리라 믿어본다.


아름다운 종교인들의 조용하고 단단한 기도를 바라본 월요일 새벽.


나 역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모두의 평안과 건강,
그리고 살아갈 힘을 조심스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