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사랑은 조금 먼저 일어난다...
일주일간의 새벽기도가 끝났다.
첫날, 둘째 날까지는 잘 일어나던 지윤이는 사흘째 되던 날 조금 머뭇거렸고,
나흘째는 “안일어날래~”라며 투덜거렸다.
마지막 날에는 “오늘이 마지막날인데...”라는 말에 겨우 일어나서 준비...
뭐, 그래도 이쁘니까.ㅎㅎ 이쁘면 다 괜찮은거ㅎ
하루이틀 잠시간의 투덜거림은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일어나고 잘 해주었다.
첫날 목사님은 엄마와 함께 온 지윤이를 유심히 보셨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
지윤이와 엄마인 내 이야기를 잠시 언급해 주셨다. 관심이 고마웠다.
장학금으로 받은 15만 원은 지윤이 몫으로 따로 두었다.
하지만 그만큼은 꼭 다시 나누고 싶어서
문구점에 가서 친구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고르고, 함께 먹을 간식도 샀다.
지윤이와 같이 포장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도 함께 즐거웠다.
이 일주일의 새벽기도...
우리는 무엇을 남겼을까.
중간중간 피곤해서 졸기도 했지만
지윤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 나갔다’는 자부심과 작은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았다.
어쩌면..지금은 별 감흥이 없을지도...
하지만 문득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
잠시나마 마음이 힘든 순간이 오면
이 새벽기도의 기억이 불쑥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완주했다는 그 무게감은
오래도록 깊이 자리잡아서
우리 예쁜 지윤이를 다시 일으켜 세울 작은 힘이 될 것이라고..
엄마는 기대해본다.
그리고 나는…
솔직히 지윤이보다 서너 배쯤 더 큰 만족감을 얻어왔다.
혹시라도 늦을까 봐
일주일 내내 깊은 잠은 못 잤지만,
일주일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아이 일이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늘 그렇게 생각해 왔다.
우리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던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일까.
아이를 위한다면 ‘이건 내가 해줘야 하는 일’이라는 마음이 의무감처럼 들었다.
큰아이 입시철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갓바위를 앞길로 오른 적이 있다.
늘 조금 수월한 뒷길로 오르다가 앞길이 효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선
누구에게 말하면 혹시나 그 기운이 감해질까봐 혼자 앞길로 도전한 것이다.
늦더위에 탈진 직전까지..
게다가 호흡곤란까지 와서 ‘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어쨌든 갓바위에 혼자 오르고 기도하고 내려온 후... 그 이후로는 앞길은 다시 엄두도 못 내고 있는중이다.
그래도… 그런 성의를 보였기에 우리 정우가 무탈하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지극히 나만의 해석^^ ..
어떤 방식으로든지 정성을 다하면 마음은 조금 편안해진다... 해줄수 있는건 마음뿐..
아마 부모의 마음이란,
어떤 작은것이라도 자식을 위해 붙잡고 싶은, 그런것 같다.
교회의 새벽기도에 담긴 이 엄마의 마음도 지윤이에게 잘 전해지기를...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렴,
우리 예쁜 지윤이^^
요즘 지윤이는 부쩍 나이 든 티를 내는 엄마가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엄마, 할머니 되지 마.”
“엄마 몇 살이야? 50이야? 으앙~~”
// "걱정하지마~
엄마 너무 건강해서 150까지 살 거야.
아니, 200은 채워야지.”//
농담일런지 진담이 될런지..ㅎ
그러면 금세 또 웃는다. 그 웃는 얼굴을 보며 내맘속엔 여러 마음들이 오간다..
건강해야지...
더 잘해줘야지...
토요일 오후는 합창으로 함께 다니고,
일요일 오후는 목욕으로 함께 보내는 둘의 시간.
오늘은 목욕을 마치고 나오며 지윤이가 하는말.
“엄마, 우리 꼭 데이트하는 것 같아~^^ ”
너~무 귀여고 예쁘다!
요즘 나의 제일 큰 기쁨. 예쁜딸♡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건
강해지는 법이 아니라 부드러워 질 줄 아는 힘이라는 것을...
유약겸하(柔弱謙下). 부드럽고 유연하며, 자신을 낮출 줄 아는 태도.
때로는 한 걸음 물러나고,
때로는 한마디를 삼키며,
때로는 상대를 먼저 높여주는 마음.
그 겸손한 부드러움이
결국 가장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사실을
삶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번 한 주는 너무 강해지려 애쓰지 말고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따뜻해지는
그런 한 주였으면 좋겠다.
아이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