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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Jun 04. 2024

캘리포니아의 빛나는 햇살이 사라졌어요


매일 아침, 저를 깨우는 알람은 핸드폰 소리가 아닌 아주 친근한 다른 소리입니다.

궁금하시죠? 아니 이미 알고 계실지도....



타다~~~

바로 이 녀석입니다.

우리 집 반려견 태극이.

창문으로 여명이 밝아오면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밖에 나가자고 합니다.

저 또한 방문 밖에서 들리는 그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 잠을 깨니 신기하죠.

문을 열고 나오니 역시나 태극이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믿지 못하시겠지만 요즘 캘리포니아의 날씨입니다.

아침마다 구름이 가득하고 이슬비가 내리며 오후가 되어서야 햇살이 나옵니다.

낮 최고 기온도 23도 정도라 아침저녁으로는 바람막이 겉옷을 입어야 합니다.

날마다 빛나는 햇살이 지루했던 캘리포니아는 이제 사라진 걸까요?

지구의 환경문제가 정말 심각한 걸 느끼는 요즘의 이상저온 현상입니다.  

또 다른 곳은 이상고온 현상으로 야생동물들의 탈수 현상이 심각하다 하구요.



우리 태극이는 날씨에 관계없이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오히려 구름 낀 날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털옷을 장착하고 있으니까요.



길을 걷다 버티기에 돌입합니다.

이유는요?

자신이 원하는 길이 다른 쪽이라서 이러죠.

저는 포장된 편안한 길을 걷고 싶지만 태극이는 흙으로 된 길을 가려합니다.

제가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로 리드줄을 좀 당겨보지만 팽팽해지는 리드줄과 기울어지는 태극이 몸이 확고한 태극이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래, 흙길이면 어때?

네가 원하는 길로 가자.

지금은 너를 위해 밖으로 나온 시간이니까 태극이가 원하는 거 다 해!



다른 개들이 지나가면 꼭 바라보며 경계를 하고

풀들이 많은 곳은 왜 저렇게 뛰어다니는지....

얼굴을 간지럽히는 풀들이 재밌어서 인가요?

혹시 모르니 산책 후 벼룩약도 뿌려줘야겠네요.



안돼~~~

그 터널을 통과하면 집까지 너무 멀리 돌아가잖아!!

오늘도 1시간 산책을 해야겠네요.

11살이면 너도 노견 아니니?

왜 나만 힘든 거 같지?

모처럼 산책하며 사진 찍는데 이 또한 힘들군요.

흔들리는 손과 뜀걸음으로 태극이를 따라가는 저는 숨이 찹니다.



집에 돌아와 최애 인형 양순이랑 꿀잠 자는 태극이

역시 저만 힘든 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태극이와 함께 11년이란 시간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건강하고 행복하자 태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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