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미 스토리텔러 Jul 13. 2024

나의 개껌은 내가 지킨다.


저는 가끔 태극이가 심심해 보이면 잘 놀아줍니다.

공이나 인형 던지고 물어오기는 식상한 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한 소유욕을 보이는 태극이 물건을 사알~짝 감추고 찾기 놀이를 합니다.

이리저리 눈앞에 보였던 것이 사라졌을 때 보이는 태극이의 반응이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합니다.



어제는 태극이의 최애 상품인 개껌으로 숨기고 찾기 놀이를 했습니다.

태극이 장난감 인형들 사이에 개껌을 숨겨 두었습니다.

역시나 태극이 침대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바로 눈치채고 소유권을 주장하더라고요. 

그러나 여러 번 반복하니 지루한지 나중에는 코 앞에 개껌을 놓아두고 바라만 보네요.



자꾸 장난치는 내가 귀찮아졌는지 이제는 아예 방향을 돌리고는 개껌을 질겅질겅 씹어 줍니다.

식사 후 빠른 손놀림으로 양치질은 끝냈고 간식처럼 놀고 씹도록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부분만 갉아먹고 남은 부분들이 옆에 몇 개나 쌓아져 있지만 함부로 치우면 안 됩니다.

태극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하나 둘 서서히 버려야 해요.



다음날도 태극이는 어제 뜯던 개껌을 바로 눈앞에 고이 모셔 놓고 잠을 잡니다.

내가 조금 버린 걸 눈치챈 듯.....

가끔 실눈을 뜨고 일부 남은 개껌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 눈치입니다.

먹기는 싫지만 버리기도 싫은 저 대단한 소유욕... ㅋㅋㅋ



그래서 제가 한 상 차려줘 봤습니다.

태극이용 과자와 다른 종류의 개껌들을 놓고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모양도 맛도 소고기 버섯 말이 같이 생긴 개껌이  가장 맘에 드나 봅니다.



요즘 태극이는 사람들 음식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물론 먹지는 않아요.

워낙에 식탐이 없는 녀석이라 냄새로 확인만 하고 사라집니다.


오늘은 선물로 받은 도넛에 급 관심을 보이며 코를 박스 안에 넣고 확인하더니 이내 본인 침대로 가 개껌을 또 씹고 있네요.

심심하면??? 껌~~~



아침 산책길에 태극이 뒤를 따라가며 영상하나를 찍었습니다.

1분 30초나 돼서 2배속으로 줄였으나 똑같은 모습이라 지루할 수 있어요. ^^


태극이가 가끔 산책 가는 길 건너 초등학교와 축구장 사이에는 은 콘크리트로 된 길이 있습니다.

사실 길이라고 기보다 두 곳의 소재지 구별을 위한 것으로 양쪽 사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왜 우리 태극이는 넓고 자유로운 잔디밭으로 놔두고 좁다란 이 길을 따라 쭉~~ 달리는지 참 이해 불능입니다.

뒤에서 보니 정말 길~~ 쭉 한 몸매가 예전에 산책 중 만난 동네 주민이 narrow란 별명을 지어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잔디밭이건 콘크리트 길이건 저는 매일 아침 이렇게 태극이 뒤를 따르며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노년기에 접어든 태극이가 건강한 견생을 잘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캘리포니아의 빛나는 햇살이 사라졌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