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는 호수(lake)인데 바다(sea)란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사해(Dead Sea)처럼요.
바로 솔튼 호수인데 이 호수의 가장 넓고 긴 길이는 24 x 56km, 표면적은 823.6 km2 나 됩니다.
이곳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호수랍니다.
이미지출처: Google
솔튼호수는 수백만 년 동안 콜로라도 강이 옮겨온 흙이 비옥한 농지를 형성하였고 원주민들이 마을을 형성하거나 임시 수용소로 이 지역을 이용하였다 합니다. 그런다 강이 계곡 주변으로 우회하며 호수에 유입되는 물이 점점 줄어들고 소금 호수화 되었고 1580년 경 완전히 사라졌다가 1905년 콜로라도 강의 범람으로 지금의 호수가 생겨났다네요.
팜 스프링스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솔튼 호수로 가는 길도 역시 건조한 사막만이 두루두루 보입니다.
그래도 파란 하늘과 구름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모습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만나게 될 것들에 대한 기대감을부풀게 해 줍니다.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기차가 많은 물류들을 싣고 이동 중입니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네요.
물론 대형 화물트럭을 이용한 물동량도 크지만 여전히 운전기사 부족으로 기차가 차지하는 부분 또한 상당히 큽니다.
1950년대 솔튼 호수 주변은 낚시와 수상스키가 유명했고 텍사스 출신 석유 사업가 펜 필립스가 호수 주변의 토지를 대규모 매입해 '솔튼 시티'라 이름 지으며 팜 스프링스처럼 휴양지로 개발을 하였답니다.
그러다 10여 년 후, 그가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사업을 중단해 솔튼 시티는 버려진 건물과 인구 감소로 인해 잘 정비된 도로망을 가졌으나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마을로 남았답니다.
과거 솔튼 호수에서 가장 유명했던 곳은 '봄베이 비치'인데 이곳은 프랭크 시나트라와 비치 보이스 같은 연예인들의 놀이터였으며 인기였던 수상스키를 즐기던 모습의 사진이 입간판으로 설치되어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합니다.
아직 이 도시에 사는 주민은 300여 명 정도가 있는데 다른 도시로 떠날 수 없는 극빈층이거나 이 도시를 너무도 사랑하는 이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은 바닷물보다 50%나 높은 염도를 자랑하는 곳으로 유입되는 물이 없어 매년 1%씩 염도가 오르고 있어 물고기나 새들이 살지 못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고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인근 마을은 어린이 천식환자가 많다고 하니 정말 악조건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봄베이 비치는 서서히 관심 있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설치 예술가들에 의해 텅텅 비어있던 해변에 설치 작품들이 생겨나고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작품으로 완성되어 큰 울림을 줍니다.
이 배경을 따라 영화촬영 세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사진작가들이 멋진 사진을 찍어 전시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방문이 이어진다고 하니 참 다행한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소식은 솔튼 호수에 전기 자동차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광물인 리튬이 상당히 많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솔튼 호수 인근을 리튬 밸리로 선언하고 리튬 채굴 회사로부터 받은 세금은 전액 호수 인근 개발과 환경 보전에 사용하겠다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리튬 채굴에 따른 환경문제 해결이 남아있어서 아직 뜨거운 감자일 뿐인 듯합니다.
자연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도시 발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들이 떠난 솔튼 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엄청난 수의 새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캐나다 두루미(Sandhill crane)'라고 하는데 그 개체수가 엄청납니다.
야생의 철새라 가까이 다가가면 좋지 않을 거 같아 저도 멀리서 촬영을 했습니다.
맞은편 호수에도 청둥오리나 작은 도요새들을 한가로이 수영을 하며 사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야생의 새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설치되어 있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며 새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에서부터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 같지만 연기 같은 그림자가 심상치 않습니다.
역시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자연발화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른 갈대숲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연기가 태양을 붉게 가리며 상당히 많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고 있네요.
새들은 그룹을 이뤄 빠르게 어디론가 날아가고, 소방차는 아닌 공원 관리용 픽업트럭 2대가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듯합니다.
주변에 사람 사는 동네는 없지만 야생 동물들에게도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