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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Apr 06. 2022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부모가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는 동안 함께 하다가 학교나 직장을 위해 아이들이 집을 떠나면 허전함이나 고독감, 심한 경우 우울증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라 한다. 정말 이보다 더 찰떡같은 표현이 또 있을까? 


한국인 가정을 생각해 보면 점점 더 아이들 중심의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거 같다. 때문에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부모가 돌봐야 하고 이로 인해 부모 중 한 명(보통의 경우에는 엄마?)은 아이 곁에 머물러야 하며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 그러면서 독박 육아개인 자유시간 부재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및 우울증 환자 수의 증가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인들 가정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일반적인 경우 부부 중심의 가족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아이들이 아직 어린 부모들도 어느 정도 자신들 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부부만의 여행을 하기도 하고 결혼 전처럼 부부가 Date night를 갖거나 친구 모임, 연말 파티 참석 등 개인을 위한 시간을 꽤 많이 갖는 편이다. 그리고 아이를 맡겨야 하는 시간에는 보통 베이비 시터를 부른다.   


주말 아침, 동네를 걷다 보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아빠들을 자주 보게 된다. 또한 유모차를 밀며 조깅하는 아빠 클럽도 볼 수 있다. 모두가 주중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한 남편들의 배려와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듯 보여 웃으며 인사를 건네게 되는데 아마도 부러움에서 나온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인 거 같다. 


이처럼 부담 없이 개인의 자유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니 자녀 양육에 따른 피로감도 덜하고 부부가 똑같은 무게의 의무감으로 공동육아를 하게 되니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도 더해지는 거 같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아빠 사이에 두터운 유대감이 형성되며 서로 친구처럼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에 어떠한 것을 할까? 무엇을 하든 그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듯하다. 주말 이른 아침에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사이클 그룹이 그래 보인다.


주말 아침, 침대나 소파에서 벗어난 많은 사이클러들

혹은 SUV 차량에 완벽하게 싣려 있는 캠핑용품들은 차주의 캠핑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창문에 붙은 빼곡한 방문지 기념 스티커는 자신을 위한 시간에 넘치는 열정을 쏟았다는 증거가 아닐까?


방문지 스티커가 가득 붙은 완벽한 캠핑용 차량

LA 마라톤, OC 마라톤, 샌디에고 마라톤에 참여하는 인원도 매년 증가하며 사전등록이 인원 초과로 조기 마감되는 걸 보면 역시 미국인들의 열정은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것 같다.


2021년 오렌지 카운티 마라톤 대회
하프 마라톤에 참가한 황금손의 빛나는 메달

그렇다면 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건 쉬울까? 그 또한 결코 쉽지만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혹은 금전적인 이유로 우리는 지금의 내가 누려야 할 많은 것들을 내일로 미루고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내일의 우리는 지금 하고 싶어 했던 것들을 잘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쉽게 'YES'라 대답하기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너무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닌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조금더 스스로에게 집중 할 수 있을 테고  배우자에 대한 배려도 조금은 쉬워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는 자신을 위해 조금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단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갖도록 노력해 보는 건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나 자신이 행복하고 건강해질 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나눠 줄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또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와 같은 피치 못한 이유는 언제나 존재해 있었다. 오늘 많은 이유들이 내 발목을 잡고 있지만 내일 당장 그 이유들은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좀 부족한 게 있다면 나의 결단력과 방법을 찾지 못한 요령과 타협의 부족이 아닐까?


 자~ 그럼 이제부터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지 지금 당장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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