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 잎

생명력

by 진정한 삶

우리 집 베란다에는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많다. 이사 오면서부터 사서 모은 식물들이다. 2007년 2월에 이사 왔으니 식물 나이를 그때부터 헤아려도 족히 15년은 되겠다. 식물들 나름 사연이 많다. 처음에 산 식물은 잎이 큰 것부터 갈수록 손이 덜 가는 다육이를 사 모았다. 그중에는 우리 아들, 딸이 어버이날에 선물로 준 꽃기린도 있다. 모두 사진을 찍어 올릴 수는 없지만, 너무 소중한 나의 한 부분이다.


식물을 좋아하고 특히 꽃을 좋아하는 나는 여행을 가도 항상 식물원에 가고,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초등 5학년까지는 그곳에서 자랐다.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던 것이 나에게는 삶의 한 부분이었으리라.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시골에서 느끼는 사계절은 도심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다. 6학년에 도시로 이사를 왔으니 맘 한 구석으로는 늘 시골에 대한 동경은 남아있는 모양이다. 특히 겨울에 도랑이 얼어서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썰매로 친구들과 볼빨개 가며 놀았던 기억은 아직도 머릿속에 선하다.


베란다 식물들을 사 모으기는 있으나 돌보는 것은 게을러서, 아니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잘 돌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우리 집 베란다 식물은 저만의 삶의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듯하다. 18년도쯤에 florist가 되고 싶어서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신청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꽃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모양 - 부케, 꽃다발, 화병 장식, 드라이플라워 꽃병 - 들을 만들면서 많이 행복해 했었다. 마지막 시간에 식물심기를 했다. 그 식물이 아래 사진에 보이는 몬스테라이다. 18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잎이 싱싱한 상태로 집 베란다에 왔었다.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잎이 떨어지고 줄기도 시들시들해졌다. 나름 물도 잘 준다고 했었는데, 어찌 될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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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이 식물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니, 이 녀석은 고온다습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인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차, 안 되겠구나 싶어, 식물을 거실로 얼마 전에 옮겼다.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가 하나 나오면서 사진에서 보이는 큰 잎이 피어나는 것이 아닌가? 감탄이 절로 나왔다. 큰 잎 앞에 있는 작은 잎은 베란다에 있을 때 나온 잎이다. 이 두 잎을 보고 있으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지 너무나 놀라울 따름이다. 작은 잎을 만져보면 정말 단단하고 밀도가 쫀쫀하다. 원래의 몬스테라의 잎은 새로 나온 큰 잎이 진짜인데, 베란다에 있을 때 자란 작은 잎은 보라.


얼마나 추웠을까? 그 추움을 견디고 생명을 지키고, 잎까지 피워내다니 이 식물의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뿌리가 옆으로 자라 나와서 그것을 화분에 심었다. 그 뿌리에서도 잎을 피워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심어보았다. 나는 이 뿌리에서도 충분히 또 다른 잎을 피워내리라 확신한다. 그 추위에서도 작지만 단단한 잎을 피워낸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 식물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삶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맞는 환경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누구나 자신의 기질과 특징에 맞는 최적의 환경이 주어진다면 삶은 얼마나 순탄하고 편안할까? 그러나 우리네 삶은 그 누구도 최적의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가 50이 넘으면서, 반 백 년을 살아서일까?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진정 나를 위한 삶은 어떤 것이었는지? 나란 사람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오춘기라고 하였는가? 요즘 스스로 의문을 던지며 그 질문들 한 가지씩에 답변을 해 보고 싶다.


문득 몬스테라의 잎의 생명력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에 답을 찾은 듯해서 마음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