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에필로그
소설 속 선우처럼 저 역시 인생을 한 방에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저는 세상을 원망하고 저를 부추겼던 사람들을 증오하며 지옥 같은 밤들을 보냈습니다.
"왜 하필 나인가." "그 놈들이 나를 속였다."
그 억울함이 저를 갉아먹었습니다. 하지만 긴 터널을 지나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수 버튼을 누른 건 누구의 강요도 아닌, 제 욕심과 조급함이 선택한 결과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뼈아픈 진실을 받아들였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다시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남 탓을 멈추고 제 몫의 책임을 짊어지는 것. 그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내 인생의 운전대를 다시 잡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빚을 갚고 있습니다. 삶은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았고, 여전히 팍팍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를 후회하거나 타인을 원망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에 짓눌려 웅크리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틀린 게 아니라, 잠시 넘어진 것뿐입니다. 우리는 책임을 짐으로써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저도 묵묵히 걷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바닥을 딛고 일어선다는 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게 아니라 다시 땅을 밟고 걷는 일이니까요.
작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