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저는 딱히 강점이 없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취·창업을 준비하는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커리어 코칭을 진행할 때였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 적어보는 시간이었는데, 한 교육생이 한참을 망설이더니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강점이라고 해서 꼭 거창한 능력일 필요는 없어요.
대단한 기술이나 특별한 재능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요.
주변 사람들이 자주 부탁하는 일,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하는데 나는 수월하게 해 왔던 일.
그런 것들도 모두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최근에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그때 내가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를 떠올려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잠시 뒤, 그 교육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생각해 보니까... 친구들이 저한테 고민 상담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것도 강점이 될 수 있나요?"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럼요. 아주 큰 강점이죠.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 사람에게는 말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어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누군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만드는 건 엄청난 능력이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 판단하지 않고 공감해 주는 태도,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힘... 그런 것들이 함께 있어야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제야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해온 일들은 '능력'이라 부르기를 주저한다.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숨 쉬듯 당연하게 해 왔기 때문에 그게 특별한 것인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내게는 별것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는 쉽게 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어렵고,
누군가는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일이 버겁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끝까지 받아내는 일이 고역인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자신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그 일들을 능력 목록에서 너무 쉽게 지워버린다.
마치 '이 정도는 누구나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듯이.
그래서 성과를 내고도 이렇게 말한다.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별로 대단한 건 아니에요."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상황이 좋았던 것 같아요."
겸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스스로의 능력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습관일 때가 많다.
특히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되어 있었던 사람일수록 자신이 해온 일들을 더 쉽게 휘발시킨다.
아이를 키우며 수없이 많은 상황을 조율했던 시간도,
가족의 감정을 살피며 관계를 이어왔던 경험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책을 찾아왔던 과정도
그저 '당연히 해야 했던 일'로만 남겨둔다.
하지만 커리어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면 그 안에는 분명한 능력들이 숨어 있다.
관계 조율 능력, 공감과 경청의 태도, 문제 해결력, 상황 판단력.
단지 마땅한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그날 교육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강점은 새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에요.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거예요."
어쩌면 우리는 강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과소평가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그동안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성취를 인정하는 일은 오만이 아니다.
그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조금 더 정직한 태도일 뿐이다.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낮추는 겸양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추켜세우는 균형 잡힌 자기 평가다.
세상이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가진 가치를 나 스스로 인정해 주는 일.
어쩌면 그것이
커리어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질문*
: 당신은 지금, 자신의 강점을 얼마나 제대로 인정하고 있나요?
우리는 종종 부족한 것만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과 강점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 가능성은 쉽게 빛을 보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 속에,
사실은 당신만의 강점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조용히 한 번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