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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출 Sep 05. 2017

동물의 감정

동물도 인간처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동물의 감정
 
 
 

 동물도 감정이 있는 게 맞다. 동물도 사람처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동물이 도살장으로 끌려가고 실험실에서 죽어가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요? 이번 추석 명절 연휴에는 버려지는 반려동물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한 사람으로서 간절한 바람이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개념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반려동물(伴侶動物)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애완동물을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개칭하였는데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현대사회는 고도의 변화에 따라 인간성은 점차 고갈되어가고 있다. 동물의 세계는 이에 비해 항상 천성 그대로 순수한 편이다. 사람은 이런 동물과 접함으로써 상실되어가는 인간 본연의 성정(性情)을 되찾으려 한다. 그 대상이 애완동물이다.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개·고양이·새·승마용 말 등의 애완동물을 종래의 가치성을 재인식하여 반려동물로 부르도록 하였다.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애완동물은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개칭하였다.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의 개념은 이제는 낯설지 않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들의 마음에는 한결같은 동물사랑이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반려동물 키울 마음의 준비 없이 성급하게 입양하다 보니 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적 부담까지 커 반려동물을 유기한다. 유기된 반려동물이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 때 반려동물로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마땅히 맡길 곳도 없고 데리고가자니 난감하고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세상 살면서 100% 만족하면서 사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 만족이 부족하면 불만이 있을 수 있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 있게 마련인 것이 세상 사는 이치이다.

 나는 칠 년째 반려견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몰티즈 품종인 ‘요거트’는 귀엽고 앙증맞은 녀석이다. 하얗게 윤기 나는 털 하며 인형 같은 까만 눈동자 하며 살랑거리는 잘 말아 올린 꼬리 하며 귀엽지 않은 곳이 없다. 이제는 눈만 마주쳐도 녀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야단치고 나무라면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먹을 것 하나 더 얻어먹겠다고 아양 떨기도 하고 산책시켜달라고 떼쓸 줄도 안다. 동물이지만 참 영악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정들면 정 떼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가 어슬렁거리는 유기견을 발견하면 발길이 무거워진다. 건물 뒤쪽에서 길고양이를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 누군가가 몰래 또 강아지를 내다 버렸구나! 눈에 밟히는 날에는 종일 뒤숭숭하다. 전에는 이런 감정은 전혀 없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니 동물을 사랑하는 법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정성을 쏟지 않을 수가 없다.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하고 때가 되면 끼니를 먹여 줘야 하고 목욕도 시켜주고 이빨도 닦이고 할 일이 참 많다.

 요거트야! 우리 함께하는 날까지 재미있게 지내자. 요거트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자. 말은 통하지 않지만, 교감이라는 것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내 생각이 요거트에 전달되었을 거라 믿는다. 밤늦은 시간에 경비실 인터폰 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드니 경비아저씨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혹시 강아지 잃어버리지 않으셨나요?” “아, 네 아닙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옆에 있습니다.” 재차 묻는다. 요거트 녀석인 줄 알고 인터폰을 했나 보다. 경비아저씨도 어느 집에 어떤 개를 키우는지 짐작하고 있는 듯하다. 아파트단지에서 유기견은 아닐 테고 누군가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나 보다. 다음 날 아침 아내가 강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경비실을 다녀왔다. 주인이 강아지를 찾아갔다는 말에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하고 안심했다.

 오늘은 산책 후 요거트 녀석 목욕을 시켰다. 이제는 강아지 목욕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다. 어느 정도 따뜻한 물로 온몸에 샴푸 질을 한 후 깨끗하게 감기고 헹구어 드라이기기로 잘 말리면 된다. 목욕 시 이빨도 닦아주고 귀속도 청소해준다. 그러면 요거트 녀석도 시원한지 혀를 내밀고 아주 좋아한다. 눈을 감고 잠든 녀석을 보면 갓난아기처럼 평온하다.
 

격월간<현대문예> 2017 동지섣달 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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