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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출 Apr 21. 2016

10년 전 말레이시아 여행기

천연자원의 아름다움이 숨 쉬는 땅,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천연자원의 아름다움이 숨 쉬는 땅,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작년부터 외국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번 여행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몇 차례 말레이시아를 다녀온 친척의 권유로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인 말레이시아 사바 주(州)에 관한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다. 기온, 화폐, 문화, 민족성 등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기초지식 정도였다. 여행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축구를 좋아하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 고무와 주석은 세계 제일의 생산국 그리고 경계성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신흥공업국 정도였다.         

▲ 코타키나발루 필리피노 마켓(Philipino Market) 시장 풍경. 어머니 따라나온 아이의 눈망울은 살아있다. 필리피노 마켓- ⓒ김형출

우리가 탄 비행기는 어둠을 뚫고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 일명 KK)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로비로 빠져나오니 여행사 현지 안내자가 버스를 대시 시켜 놓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제공항이라고는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에 비하면 여러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나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고온다습한 날씨 탓인지 후줄근함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한가로운 도로를 따라 숙소인 `베링기스 리조트` 호텔로 달렸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약 40Km 떨어져 있으며 주변전망이 좋고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안내자의 설명에 모두가 귀담아듣고 있었다. 창밖에 펼쳐진 이국땅의 첫 이미지는 어둠 때문에 볼 수는 없었지만, 피부에 와 닿은 것은 습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숙소 외곽을 산책하다보니 무청처럼 나풀대는 파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 멀리 펼쳐진 수평선은 아침 햇살에 반짝이며 내 가슴을 쓰다듬는다. 신선한 공기, 맑은 환경은 이들이 자랑할 만한 보물임을 인정한다.    

여행의 즐거움은 입을 즐겁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뷔페식 카페에는 다양한 메뉴로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 접하는 말레이시아 음식, 그들만의 고유의 음식인지라 선득 접시에 담지 못했다. 진하고 독특한 향신료 냄새는 속이 메스껍다. 아내에게 고추장과 라면을 챙기라고 일러두었는데 가져오지 못했다, “여행자는 현지음식을 잘 먹는 사람이 진짜 여행의 멋을 아는 사람”이라는 아들 말 한마디에 아내는 준비했던 라면, 고추장을 그냥 두고 왔다는 것이다. 버스는 공항을 출발한 지 약 20여 분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훤하게 켜진 가로등 불빛에 나타난 풍경은 아름드리 코코나 야자수가 잘 가꾸어진 잔디정원이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박혀있고 이름 모를 벌레 울음소리와 풀내음이 귀와 코를 자극했다. 일행은 각자 배정받은 방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쥐 죽은 듯 고요한 어둠 속에서 개굴개굴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어디에선가 밤새 소리가 애절하다. 지금 나는 이국땅 말레이시아가 아닌 시골 고향에 와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이곳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이곳 말레이시아는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합 민족 사회 형성은 16세기 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음과 동시에 이방인이 들어오기 전에는 토착 원주민들이 반도 전체에 고루 흩어져서 살고 있었다. 일부 해안에는 다수의 중국인과 인도인이 살고 있었다. 19세기 중엽, 영국은 주석 광산에서 일할 영국인을 대량으로 끌어들였다. 말레이인과 토착 원주민만으로 부족하였던 이들은 중국인들을 노동자로서 채용하여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식민 당국은 말레이인들을 농사짓기에 적합한 인력으로 정착시켰고 중국인들은 주석 광산으로부터 세력을 확장하여 말레이 반도뿐 아니라 사바 주(州) 상업지역에도 손을 뻗쳐 대부분 경제 활동을 석권해 나갔다. 내일은 코타키나발루 산(4,095m)에 오를 것을 생각하니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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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운 열대 과일류. 어디를 가나 시장통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김형출

현재 돈을 많이 쥐고 있는 민족은 화교들이며, 말레이인들은 주로 관공서나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종교는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현지 안내자 설명에 의하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모든 음식점에서 주류를 팔지 못하며 주류 판매 허가가 있는 음식점에서만 주류를 팔 수 있다.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나라와는 다르게 음주문화가 없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심심한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이곳 사람들의 첫인상은 온순하고 착해 보였다. 친절하고 인사성도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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