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민진 Nov 23. 2019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우리 각자 1인분의 시간, 박민진 저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과거 여러 지인과 선집을 출간한 경험이 있지만, 제 책을 내긴 처음이네요. 신기한 마음입니다. 책의 프롤로그를 발췌하여 일부 적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구독자분들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고개 숙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혼자 사는 가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났다. 가끔 그들이 모두 잘살고 있을지 상상한다. 나처럼 라면 물을 올리며 세탁 종료 신호를 기다리진 않을는지. 침대에 기대 책을 읽고 도마 하나 놓기 어려운 부엌에서 끼니를 때우려나. 손수 마련한 책장에 오늘 산 소설을 꽂고, 노트북으로 미처 보지 못했던 영화를 찾아보겠지. 저만의 공간에서 고유한 아늑함을 만들어 낼 그들이 남 같지 않다. 단출한 살림과 혹독한 월세를 감내하면서도 혼자이고픈 그들에 난 별스러운 애정을 느낀다.


온전한 개인이 되기 어려운 일상이다. 현대인의 삶이라는 게 늘 부대끼고 서로에 생채기를 낸다. 그럴 때면 난 북적이는 도시에 혐오감을 느낀다. 내게 서점과 영화관은 보기 드문 사유와 사색의 공간이다. 맑은 공기와 개울,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이야기 하나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의심의 여지없이 내 1인분을 온전히 보장받는 시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린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않지만, 난 오롯한 그들에게 유대를 느낀다. 우리는 느슨한 연대로 묶여있기에 결코 멀지 않다. 대도시의 저녁엔 무수한 '혼자'가 있다. 카페나 서점, 영화관과 미술관에서 홀로 거니는 그들을 의식한다. 그들은 내 오해와 달리 평온해 보인다. 혼자에 익숙해졌고 누구와 부대끼기보단 느슨한 거리를 선호하는 이들이다. 이른바 '고독력'을 취득한 혼자다. 이 도시에서 예술은 그들의 부담 없는 친구와 같다. 이 책은 도시를 홀로 걷는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었다. 책과 영화를 볼모로 잡아 혼자라는 애틋함을 글에 담았다. 부디 당신의 일상에 영감이 가득하길 염원한다.(프롤로그 중 일부 발췌)


구매 링크

브런치북

인스타그램

작가의 이전글 왁자지껄 군중을 스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