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미래와 고단한 현재에 근심하는 MZ 세대
생활방식 1. 리추얼
리추얼(Ritual)이란 세상의 방해에 맞서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다. 매일 반복적으로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무언가를 하며 성취를 얻는 습관을 말한다. 난 최근에 MZ세대의 리추얼로 손꼽히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명상한다. 다른 목적 없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고민과 마주한다. 출근 전, 하루 딱 20분이면 족하다. 리추얼은 단순한 자기 계발이 아니다. 요즘 MZ세대는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취향을 가꾸는데 공을 들인다. 뭐든 상관없으니 내가 고유하다는 기쁨을 얻는 게 포인트다. SNS에 ‘#미라클모닝’ ‘#리추얼’로 검색하면 무수한 아침형 인간들이 일찍 일어난 새를 자처한다. 그들은 자신이 가꾼 습관을 온라인에 인증하면서 남과 다른 나를 시위한다. 엇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도시에서 고유한 이야기를 만든다는 기쁨이 그들의 아침잠을 쫓는다. 그런 작은 성공담이 모여 하루를 지탱하고, 결국엔 삶을 주도하는 기분을 얻어가는 것이다. 나 역시 트렌드에 편승해서 일찍 일어난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계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에 뭔가를 이루고 밖을 나서면 적금 통장을 보는 것처럼 든든한 기분이 든다.
이처럼 리추얼은 방구석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MZ세대에게 살아 있다는 감각을 준다. 이동진 작가의 책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는 행복에 관한 흥미로운 구절이 있다.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습관이 행복 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난 올해를 시작하며 기필코 뉴욕을 여행하고, 원고지 천 매 짜리 원고를 만들어서 출간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런 빅 이벤트는 사실 일회성에 불과하다. 순간적인 환희는 크나 결코 지속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오히려 작고 소소하더라도 습관이 잘 든 사람이 행복에 더 가깝다.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나 집에서 성공적인 반복행위를 쌓아갈 수 있다면 매사에 짜임새가 생길 것이다.
리추얼은 습관이 곧 자기 자신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정량의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디 그것뿐인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러닝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하루키적 라이프는 그의 에세이 판매고가 증명하듯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난 이 속된 대도시에서 저만의 고유한 리듬을 만들며 사는 하루키는 ‘리추얼’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내가 살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물도 그 흔한 무라카미 하루키다. 무엇보다 뭘 하더라도 취향을 내세우는 그의 리추얼에 큰 영향을 받았다. 하루키는 러닝, 음악, 독서, 글쓰기, 위스키, 저자극의 요리, 여행 혹은 이주를 바탕으로 한 하루를 구성하고, 이를 다 자신의 책에 녹여내서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하나가 되는 바를 보여준다.
요즘 MZ세대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뗄 수 없는 뉴 미디어 시대를 산다. 곳곳에 유혹이 깔려서 도무지 고요해지기 어려운 속된 도시에 불과하다. 침대맡에서 유튜브의 알고리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밤잠을 설친 이가 수두룩하다. 아침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기보다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퇴근을 하고 카페에 들러도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시끌벅적할수록 고독하고 싶다는 바람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오직 나 하나만으로 오롯한 순간을 염원하는 것이다.
난 최근에 리추얼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리추얼 친구를 찾아서 함께 도전하며 의지를 다진다. 자기 전 감정일기 쓰기, 출근 전 30분 요가하기, 음악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비건 음식 공유하기, 동네 달리기, 집 가꾸기, 매일 글쓰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모든 걸 온라인으로 인증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대면 시대의 대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서비스는 소정의 돈을 내고, 특정 목표를 이루면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자기 자신을 위해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때 유행처럼 잠시 스쳤다가 사라지는 일시적인 트렌드에 질색했던 나는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에 끊임없이 대답해야만 하는 리추얼을 통해 마치 요즘 애들처럼 잘 놀고 있다. 그럭저럭 잘 버텨내고 있다.
생활방식 2. MBTI
최근 또래 작가들과 새 프로젝트 기획 회의를 했다.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 서먹서먹해서 정적이 흘렀다. 난 너스레를 떨며 시답잖은 농담을 던져봤지만, 분위기는 풀리지 않았다. 내 비장의 무기인 이선균 성대모사를 하려던 차에 보다 못한 누군가가 무료 MBTI 링크를 단톡방에 띄웠다. 우린 즉석에서 약 서른 개 정도의 문항을 풀고 결과를 비교해 봤다. “저는 ENTJ 나왔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되세요?” “와, 그럼 우리 완전히 반댄데요.” 서로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을 주제로 대화에 물꼬가 텄고, 우린 각기 다른 사연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알아갔다. 난 꽤 괜찮은 아이스 브레이킹 소재라고 생각하며 MBTI 사이트를 북마크에 추가했다.
요즘 어느 자리를 가든 MBTI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MBTI는 다들 어릴 적 한 번쯤은 해봤기에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낱 인터넷 심리 테스트보다는 체계적이면서도 다른 전문 지식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어느 자리에서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대화의 물꼬를 트는 심심풀이로 제격이다. MZ세대는 저마다 다른 모양새로 사는 데 익숙하다. 보편적인 삶의 모양새를 믿지 않는다. 취향도 다 제각각에 하다못해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도 다 다르다. 인스타그램을 켜보면 누구는 ‘#책스타그램’을, 누구는 ‘#운동스타그램’을 피드에 남긴다.
다채로운 취향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를 알아봐 주는 상대를 만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의 반대급부로 MBTI는 편의적인 친목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너무 복잡하지도 단순하지도 않은 딱 적정선에서 한 사람을 설명해낸다는 점이 자기표현 욕구가 충만한 MZ세대에게 제격이다. MBTI는 특정 상황에 자신이 보일 법한 반응을 택하는 문항으로 이뤄진다. 결과는 네 가지 지표로 분류하는데, ‘외향형 E와 내향형 I, 감각형 S과 직관형 N, 사고형 T과 감정형 F, 판단형 J과 인식형 P’으로 나뉜다. 얼토당토않게 네 가지로 사람을 구분하는 혈액형 검사에 비하면 입체적인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인간 성향을 이분법적으로 가른다는 점에서 고차원적인 해석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인간을 유형화하고 싶은 기본 욕구에 충실하고, 성격 유형별 특징이 유머와 밈으로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서브컬처로 자리 잡았다.
MBTI는 관계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도구로 유용하게 쓰인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아 그래서 나랑 안 맞았구나.’ 상대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면 편해지는 게 있다. 갈등을 겪는 직장 상사와 내가 알파벳 하나만 달라도 조금은 관용할 수 있는 틈이 생기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MBTI의 유행은 보기 싫은 사람과도 어떻게든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이 사회가 만든 현상으로 볼 수 있다.
MBTI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람을 쉽게 단정하게 마련이다. 같은 상황을 나와 다르게 해석하면 거부감이 들어 관계를 ‘손절’해 버린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인간관계의 고유하고 입체적인 매력을 존중하지 않는 게으름에 가깝다. 고작 열여섯 가지 유형 안에 자신을 가두면 사람은 한순간에 우스워진다. 놀이는 놀이일 뿐 오해하지 말자.
생활방식3. 재테크
눈을 뜨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길게 쓰려고 했는데 요란한 꿈 탓에 잠이 길어졌다. 간밤에 꿈속에서 여러 지인과 소파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눴다. 너른 풀밭에서 나는 온갖 제스처를 동원해서 속사정을 토로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지인들에게 정확한 내 감정을 전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슨 힐링캠프 녹화장에서 다섯 시간은 족히 촬영한 기분으로 깼다. 이렇게 늦잠을 자고도 지치는 걸 보니 내 얘기가 잘 먹혀든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의 기계적인 끄덕임에는 쟨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라는 시큰둥한 눈빛이 있었다. 무슨 얘기를 꺼냈을지는 뻔하다. 도무지 가닿지 못한 관계, 거치적거리는 잡념, 휘둘리는 육체 같은 것들이겠지.
나도 한때는 큰돈 벌어 집을 마련하고 싶었다. 하지만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버니 세상 물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집이란 일시적인 거처에 불과하다는 것과 집을 사려면 은행에 머리를 조아리고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 소득으로는 결코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울뿐더러 부모님처럼 내 집 마련을 위해 인고의 대하드라마를 찍을 마음도 없었다.
난 결혼 적령기라 불리는 서른 전후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보통 삶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문제는 내 돈 씀씀이가 잠잠해질 줄 모른다는 점이다. 내 월급으로는 계산이 서질 않으니 별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지갑을 연다. N포 세대를 자처하기보다는 이른바 문화 자본이라 불리는 예술과 여행처럼 무형의 가치에 투자한다.
매달 쌓이는 월급이 없다면 지금 스타벅스에서 이렇게 쉽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기꺼이 아침 출근길을 감내하는 거겠지. 권태로움이 차오르는 오후를 버텨낼 수 있는 거겠지. 최근 돈을 좀 벌었다. 새 책 계약을 했다. 사실 돈을 안 보고 계약했다. 책을 낸다는 건 돈보다 확연히 좋은 값어치를 지닌다. 책과 글 곁에 있다면 돈이 없어도 될 것 같은데, 내가 직장이 있어서 돈도 안 보고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 있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러니까 딱 적당한 돈을 벌면서 딱 잠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만 책과 글 곁에 살고 싶다. 그게 잘 될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균형을 맞추면서 이어 붙여보려고 한다. 제일 좋은 건 책과 글 곁에서 돈이 되는 일이겠지.
허리를 문지르면서 한동안 멍하니 벽지만 쳐다봤다. 여러 생각을 하며 시간을 축냈다. 오스카 와일드도 파리의 꾀죄죄한 호텔에서 죽어가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벽지와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이 나겠다.” 피식. 최근 저지른 짓이 떠올랐다. 반성이 필요한 일이었고, 죄를 뉘우치고 사과를 해야만 한다. 생각할수록 미안한 마음뿐이다.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내 바닥이 드러난 일이었다. 그래도 고쳐 살아야 한다. 속죄고 고쳐내야 그런대로 살 수 있다. 사과를 위해 아이폰 메모장을 켰다. 길어지는 말, 도저히 서술할 수 없는 감정이 온방을 부유했다. 진솔하게 얘기한다는 게 변명 조가 되고, 경솔한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나는 상대에 몰입하고 지나치게 의지해버린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그로 인해 헛발질이 계속이다. 내심 혼자서 잘 산다고 떵떵거렸지만, 주책맞게 날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글을 쓰고 나서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럴 땐 단말마의 비명이 절로 튀어나오지만, 고요 속의 외침이라 다시 정적에 빠져든다.
핸드폰을 켜서 최근 뉴스 보도를 보면 2030 세대가 샤넬, 구찌 등의 명품 브랜드의 최대 소비층으로 올라섰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궁핍하면서도 소비와 과시를 즐기는 문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자화상이다. 화려한 삶을 살겠다는 바람과 보잘것없는 현실의 인지 부조화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재테크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고용 불안정과 마이너스 금리, 물가 상승은 근로소득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끔 했고, 더는 투자를 등한시할 수 없다는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재테크라는 단어는 한자어 ‘財 (재물) ’와 영어의‘Technology(기술)’가 합쳐진 단어다. 개인이 돈을 잘 굴려 재산을 불려 나가는 행위를 말한다. MZ세대가 주로 하는 재테크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주식과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월급은 쥐꼬리라서 생활비 대기도 빠듯하지만, 소액이라도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종잣돈을 모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투자를 통해 10억 원을 모아 조기 은퇴를 꿈꾸기도 한다. 이렇게 이른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을 ‘파이어족’이라 부른다. 파이어 FIRE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경제적 자립, 조기퇴직)’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외워야 할 단어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근데 사실 3년 안에 10억 만들기 같은 날림 책들과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MZ세대의 대부분은 미래의 전망을 장밋빛으로 낙관하지 않는다. 현재 이들은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 불리며 태생부터 경제 위기와 직면하며 커왔다. 이들의 꿈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회전초밥집에서 그릇 색깔을 안 보고 몇 점 집어 먹을 수 있다면 족하다. 풍요로운 경제적 자립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과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면 그만이다.
자다가 무슨 꿈을 꿨는지 몸에서 땀 냄새가 심하게 났다. 나는 어렵사리 소파에 기대앉아 텅 빈 거실을 바라봤다. 샤워하고 옷을 입고 또 매일 타던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게 버겁다. 그래도 오늘은 약속이 있는 날이다. 대충 샤워하고 머리에 기름칠하고 신경 써서 옷을 입었다. 창밖을 보니 거리가 한산하다. 스타벅스에서 아까 쓰던 글을 썼다. 머금고 있던 생각을 털어내려고 솔직함과 위악을 반쯤 섞어 썼다. 날이 좋아 보여 창가로 옮겼다. 다들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뭐하러 그렇게 아름다운지, 곧 다 없어질 텐데. 오후가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바삐 움직이는 손만 홀로 분주하네.
요즘엔 최소한의 먼지만 피우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더는 얘기하지 않는다. 오래 살고 싶지 않지만 하루하루가 살아있다는 감각 안에 고스란했으면 좋겠다. 한때 만나던 친구는 결혼해서 딱 육십까지만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난 결혼 얘기를 피하고 싶던 터라 말을 아꼈지만, 사실 나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요란 법석한 삶보다는 자족하고 유의미한 삶을 짧게 살고 싶다. 할 만큼만 하다가 조용히 세상에서 지워지고 싶다. 고색창연한 야심은 사라진 지 오래고, 이 취향의 시대에서 남다르고자 한다. 내가 황새를 쫓아가기엔 애초에 날지도 못한 암탉임을 잘 알기에, 미처 늦기 전에 씨암탉 정도는 되려고 한다. 바삐 눈을 돌리며 날 끌어당기는 것에 마음을 쏟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 목구멍은 포도청이지만 최소한의 선택지는 거머쥐고 싶다. 통념에서 이탈해 최소한의 위엄을 갖고 싶다. 다들 커피가 식으니 일어나는 분위기다. 아무도 내 얘기를 더 들어주지 않고 우르르 일어나 집으로 가버릴까 봐 초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