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안 되는 이유부터 떠올리며 살았을까?
세상에는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늘 그 순서를 거꾸로 생각해 왔다.
되는 일을 찾기 전에,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겠지,
안 될 이유부터 나열하는 사람이었다.
시도하지 않은 실패를 미리 계산하고
포기부터 준비하는 삶.
마치 신포도를 바라보는 여우처럼
스스로를 설득하며 물러나는 데 익숙했다.
젊고 건강했던 시절에는
쉽고 간편한 선택만으로도
그럭저럭 인생이 굴러갔다.
성가시지 않은 쪽, 애쓰지 않아도 되는 쪽을 택하며
나는 그렇게 지금까지 흘러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하루하루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심장이 괜히 조여 오는 날들이 늘어났다.
‘이제 와서 뭘 시작하겠어’라는 말이
나를 위로하는 동시에
가장 잔인한 변명이 되고 있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알겠다.
가장 비겁한 바보는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아예 시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잘할 수 있는 일 말고,
쉬운 일 말고,
안 될 것 같아서 미뤄왔던 것들에
아주 작게라도 손을 대보기로.
대단한 도전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포기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글은
그 결심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