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꿈에 투자하는 비용 80만 원의 의미
고1 된 막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고 했다.
그것은 미래가 보장된 확실한 길도 아니고,
짧은 시간 배워서 돈벌이라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일도 아니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아이는 단단히 결심한 듯 단호하고 강하게 말을 꺼냈다
자신은 이걸 꼭 해보고 싶다고. 성공할 거라고 확신은 못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나는 그 말을 다 믿지 않았지만 사춘기로 방황하며 어느 것 하나에도 집중을 못하던 아이에게
적어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디 몇 개월이나 다니나 두고나 보자 싶어 일단은 승낙을 해주었다. 하기 싫은 입시공부로 무거운 가방이나 들고 출석부에 도장이나 찍느니 어디하고 싶은 거 얼마나 하나 두고 보자 싶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매달 빠져나가는 학원비와 늘어나는 악기비용
한 달에 80만 원이라는 교육비는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느긋하고 태만해 보이는 아이에게 슬슬 불신과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미쳐서 매달려해야 하는 거 아냐?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으면?
“열심히 하고 있어.”
아이의 그 대답 외에는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점차로 흔들렸다.
이건 정말 기회를 주는 걸까,
아니면 부모인 내가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명분만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걸까.
남편이 더 이상의 교육비 지출을 허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생활비에 대한 갈등도 깊어졌다.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만큼 성실하게도, 열심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남편의 눈에는 엄마라는 사람이 맹목적으로 계획도 없이 돈을 지원하는 사람처럼 보였으리라..
그 시선이 버거웠다.
써야만 하는 아이들과 벌어다주어야하는 남편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면서,
혼자서만 억울해지는 날이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를 믿지 못하는 엄마가 된 것 같다는
자책이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아이의 말이 사실이고 진심일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돈돈하며 계산적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졌다.
어떤 확신도 없고, 판단도 할 수 없는데
돈은 다달이 계속 나가고,
시간은 흐른다.
나는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다만 이 마음이 나만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 헤매는 아이의 마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쓰러움이 들었다.
꿈을 찾기 위해 추운 밤, 멀고 어두운 길로 타박타박 다녀오는 내 자식의 얼어있는 빨간 볼을 두 손으로 감싸 녹여주며
‘하… 차라리 이 고생을 하느니 그 돈을 네 주식계좌에 다달이 넣어줄게 ‘ 차마 말로 못하겠다.
여전히 답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