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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지기 May 10. 2024

시에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나의 시에게>와 함께


나는 시에게 말을 걸고 싶다.

왜 내게 다가오는지

왜 나를 설레게 하는지

왜 나를 살게 하는지

왜 삶을 사랑하게 하는지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나는 묻고 싶고 알고 싶다

시가 내 혈관 속에 들어와

하는 일을.




나의 시에게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번째 가능성은

이제 막 완성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네가 활용될 수 있는 네번째 가능성이 하나 더 남았으니

미처 쓰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것,

흡족한 어조로 네 자신을 향해 뭐라고 웅얼대면서.


               - 시집 <충분하다> 90페이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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