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나의 시에게>와 함께
나는 시에게 말을 걸고 싶다.
왜 내게 다가오는지
왜 나를 설레게 하는지
왜 나를 살게 하는지
왜 삶을 사랑하게 하는지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나는 묻고 싶고 알고 싶다
시가 내 혈관 속에 들어와
하는 일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번째 가능성은
이제 막 완성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네가 활용될 수 있는 네번째 가능성이 하나 더 남았으니
미처 쓰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것,
흡족한 어조로 네 자신을 향해 뭐라고 웅얼대면서.
- 시집 <충분하다> 90페이지에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