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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로 보는 HR⑤직원이 팀을 바꿀 수 있을까?

모기업에서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구단주대행은 해외 전지훈련 대신 국내 전지훈련을 지시했다.
관례적으로 진행되던 해외 전지훈련이 예산 문제로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이다.
겨울 한복판, 울며 겨자 먹기로 남쪽 지방으로 향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숙소, 훈련장, 장비 등 모든 것이 열악했고, 선수단의 불만은 컸다.


그러나 백승수 단장은 그 안에서도 최적의 훈련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준우승 시절의 훈련 시스템을 다시 살펴보고,
전력분석팀·운영팀·코치진·선수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메워나갔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장을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를 세세하게 파악했다.


결국, 전지훈련을 뒷받침할 배팅볼 투수, 컨디셔닝 코치, 불펜 포수 등을 새롭게 영입했다.
이는 단 한 명의 선수를 더 데려온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인력’이었다.


이때 운영팀의 한 직원이 물었다.
“배팅볼 투수 한 명이 들어온다고 팀이 강해질까요?”


백 단장은 이렇게 반문했다.
“그럼 저는요? 저는 공을 던지지도, 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팀이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합니다.”


이 짧은 대화 속에는 지원부서의 존재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는 공을 던지지도, 치지도 않는다.
하지만 구성원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고,
훈련을 설계하며 리듬을 만들어주는 일이 우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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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HR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매출을 올리지도 않고 상품을 개발하지도 않는다.
내가 교육을 기획하고, 외부 강사를 섭외하며 구성원의 성장 경험을 설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누군가는 구성원이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드림즈의 전지훈련 환경이 열악했던 것처럼 우리의 현실도 최선이 아닐 때가 많다.
그럼에도 HR은 그 안에서 최적을 추구한다.


-신입사원을 위한 OJT 설계
-성장을 원하는 구성원을 위한 교육 로드맵 설계
-리더가 더 좋은 코칭을 할 수 있도록 리더십 기획


현재 나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교육 제도를 설계하고,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내 인적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내강사제도를 도입하고,
내부 지식자산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토론과 스터디 제도를 운영한다.


이것이 바로 HR의 교육훈련이며 지원부서가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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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종종 교육훈련을 ‘비용’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낭비라고 생각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는 말한다.
단장이나 직원이 공을 던지지 않지만, 팀을 바꿀 수 있다.


HR도 마찬가지다.
직접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진짜 역할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스토브리그를 통한 5편의 정규 칼럼은 마치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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