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느리게 걷기
1월 6일 네 번째 날, 오전부터 스케줄이 맞지 않아 느지막한 저녁에 슬슬 걸어 나간다. 해가 진 후의 한강은 낮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일찍부터 해가 진터라 다소 어두웠지만 발걸음을 떼어 한강으로 나섰다.
한남대교 아래로 알록달록한 불빛이 아름답다. 어디를 가든 남산타워를 먼저 찾는 나. 밤의 남산타워는 역시나 눈에 띄고 예쁘다.
저녁의 한강은 역시나 사람이 없었다. 낮보다 더 인적이 드물었지만 걷는 사람들이 아예 없지는 않다.
한남대교와 남산타워가 보이는 이 지점을 가장 좋아한다. 낮밤을 모두 통틀어봐도 한강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이곳이 제일 많다.
초승달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흔들렸네요 헤헷.
걷다가 만난 표지판. 걷는 것만큼 천천히란 말이 어울리는 행동이 있을까. 매일 만보 이상을 걷겠다고 다짐했지만 내가 깨달을만한 변화는 아마 일 년 이상이 지나야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천천히. 요즘 나는 매일 그 말을 되뇌어본다. 무슨 일이든 빠른 효과를 보고 싶어 하고 빠르게 진행해야 했던 직업적으로 내가 해오던 일들이나 타고났던 성격을 걷기처럼 조금 템포를 늦추기로 했다. 요즘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바로 이 말 같다.
참새방앗간이라 부르는 스타벅스 웨이브 아트센터에 들렀다. 자타공인 얼죽아였는데 걷기 시작한 후로는 따뜻한 음료를 위주로 마신다. 따뜻한 음료는 천천히란 말과 잘 어울린다. 천천히 후후 불어가며 따뜻한 음료를 즐긴다.
차를 마실 때는 생각도 느리게 돌아간다.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서 걷는다. 만족스러운 걷기였다.
오늘도 잘 걷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