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걷는 기적_07
입원하는 동안 별 일이 없으면 교수님은 하루에 1번 정도 뵙는다.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 간호사 선생님이다.
소아암병동에는 2~30명의 선생님이 계시고 배정된 자리마다 담당하는 분이 있다.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매번 다른 분을 만나다 보니 모두 한 번씩은 담당으로 뵌 것 같다.
처음 암병동으로 옮겨왔을 때,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그 모습이 매우 낯설었다.
"◇◇야~ 오늘은 어때? 토 많이 했어? 속은 괜찮아?"
"○○야~ 잘 지내고 왔어? 머리 많이 길었네."
"□□야~ 선생님이 안 아프게 주사 놔줄게."
"♡♡야~ 많이 힘들지. 그래도 수치가 오르고 있어!"
나 혼자 병원에 가면 '환자분 / ♧♧♧님'으로,
아이와 가면 '♡♡어머니'로 불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202 소아암병동의 간호사선생님께서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아이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셨다.
처음 보는 날에 막내의 이름도 바로 불러주셨다.
"♡♡야. 선생님이 여기 잠깐만 볼게."
"♡♡야. 많이 아프지. 미안해... 이거 한 번만 할게."
아이의 상태를 아이에게 묻고, 양해를 구하고 처치를 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고 신기했다.
선생님께서는 귀여운 스티커나 캐릭터를 옷, 소품 등에 붙이고 계신다.
항암제를 다룰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있으면 안 되니 항상 짝을 이뤄 확인하셨다.
감염예방을 위해 장갑도 철저히, 소독도 철저히 하셨다.
무엇보다도 아이를 예뻐해 주시고 아픔에 공감해 주시고 불편에 귀를 기울여주셨다.
토해서 속은 괜찮은지,
변을 못 보는데 아프다고 하진 않는지,
뭐라도 좀 먹었는지,
잠시 볼일이 있을 때 간호사실에 말하면
아이를 봐주신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아이를 울릴 땐... 미안해하셨다.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며.. 주사를 아주 천천히 살을 진동시키면서 놓아주셨다..
무섭고 끔찍한 곳이었지만 다정한 전문가 선생님들이 계셔서 많이 의지가 되었다.
치료 중 2번, 막내가 의식을 잃었다.
긴박하게 처치실로 옮기고.. 교수님을 불러오고.. 처방에 따라 약물을 투약하고... 내게 위로를 건네준 분들도 바로 선생님들이셨다.
"어머니. 너무 놀라셨죠.. 괜찮을 거예요.
잘 깨어날 거예요."
엉엉 울면서 정신이 나가있을 때 손을 잡아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이제는 입원이 잦지 않다.
그럼에도 입원 날에 막내를 기억하고 반겨주셨다.
항암기도문을 스티커로 꾸며서 주신 분도 계신다. 감동이었다...
소아암병동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 겁이 나지만 안에 계신 선생님들을 보면 안심이 되었다.
절망적인 항암치료의 과정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힘낼 수 있었다!
매일 기적을 함께 써나가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