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라고 해서
거창한 소원을 빌어야 할 것 같지만,
풍습을 보면 전부 생활 이야기다.
부럼 깨서 귀신 놀래키고,
쥐불놀이로 벌레 잡고,
오곡밥으로 건강 챙기고,
묵은 나물로 겨울 넘기고,
귀밝이술로 정신 맑게 하고,
잠 안 자고 눈썹 지키고,
달빛이 가장 둥글게 차오르는 날.
어쩌면 나를 다지는 날이 아닐까.
완전해 보이는 달도, 잠시 가려진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태양빛을 받아 비춘다.
그래서 정면으로도
오래 바라볼 수 있다.
태양빛은 스스로 내는 빛이고,
달빛은 받아낸 빛이다.
어쩌면 우리는
태양이 되기보다
달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스스로 태워내기보다,
받은 빛을 조용히 돌려주는 일.
정월대보름은
완전한 날이라기보다,
잘 받아내고
그만큼만 비추는 날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