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꽃과 윤여정 배우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쓰디쓴 씀바귀에도 노란 꽃이 피었다.

ㅡ친정엄마와 산책 중 엄마가 발견한 경복궁 씀바귀꽃ㅡ




씀바귀 꽃은 쓰디쓴 인생길에 꽃을 피우는 윤여정 배우와 많이 닮은 것 같다.


조영남과 이혼 후 생활고로 녹녹지 않은 여배우의 삶이었지만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단역 도 마다하지 않고 더 열심히 연습하여 NG 안내는 배우로 유명하다.


예전에 TV 인터뷰에서


"다 아파 인생 안 아픈 사람이 어딨어"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통과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마치 씀바귀에 꽃이 피듯 요즘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아서 다시 한번 재조명되고 있다.


윤여정 연기는 진심이 있고 특히 모성을 잘 표현하는 배우인 것 같다. 그림으로 치면 눈물이 나도록 어머니를 잘 그리는 화가인 셈이다.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면 시어머니 역할이거나 장모님, 그냥 엄마건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생각나게 한다.


진심은 어디서도 통하는지 세계사람들도 미나리 영화에서 다들 자기의 어머니를 떠올렸을 것 같다.


이번에 아카데미 조연상 받은 미나리 영화도 캐나다 이민 가서 겪는 딸의 가족에게 힘을 주는 엄마 캐릭터인데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를 키우며 희망을 준다.

미나리 영화에서 윤여정 배우의 연기를 보자면 처음에는 음식 보따리를 한국에서부터 갖고 와서 딸을 감동시키지만 요리도 안 하고 어린 손자에게 화투를 가르치고 교회에서 헌금 훔치고 해서 딸의 가족들과 삐걱거리지만 자식 사랑하는 세상의 맹목적 어머니를 잘 표현한다.


영화에서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를 키우는데 미나리 밭에 뱀이 나타나자 무서워하는 어린 손자에게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게 더 무섭다." 하며 쫒지 말라고 하며 손자에게 무서워하지 말라고 용기를 준다.


영화 그들만의 세상에서도 장애를 갖은 피아노 치는 아들을 돌보는 엄마 역할을 보면 남편에게 맞고 살다가 집을 뛰쳐나와 또 장애를 갖은 아이를 낳아 눈물 나게 사는데 암에 걸려 죽는다.


내가 윤여정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매료된 것은 1980년대 김수현 작가의 '에미'라는 영화이었는데 여고생 딸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되어서 사창가에 빠진다. 엄마 역인 윤여정이 구하지만 딸은 충격으로 자살 하자 범인을 하나하나 찾아내서 죽이는 내용의 김수현 작가 박철수 감독의 영화였다.


"에미는 새끼를 지켜야 한다"


마지막 복수 씬에서 차에 숨어 있다가 뒤에서 쇠사슬로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이 있는데 기괴했지만 관객의 공감을 얻어냈다.


세월이 흘렀는데도 진짜 에미의 본능은 살인까지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는 말자.

어미들의 무조건적인 자식 사랑은 종교를 뛰어넘는 모성이 있다. 또 할머니들의 손주 손자들의 사랑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이것이 세계사람들을 움직 인 것 같다. 여성으로서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


여자가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으면 어미, 에미가 된다. 여자에게 자식은 무엇인가?

내 몸속에서 나온 나의 핏덩이기 때문에 더 나와 끈끈한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가시고기 같은 훌륭한 부성도 많지만 생물학적으로 모성은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여자들에게는 자식은 족쇄이기도 하나 보다.


아이는 예쁘지만 아이를 품는 순간부터 자식이 태어나면 기르고 먹이고 씻기고 하는 보살핌을 해줘야 하고 아프거나 건강하지 못하면 근심을 줄 때도 있고 잘 키워야 한다는 의무감이 짓누를 때도 있다.


아이를 낳을수록 자식의 수만큼 족쇄의 수는 많아진다. 고 백성희 연극배우가 주연이었던 어미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다.


다른 장면보다 아이의 해골을 목에 주렁주렁 달고 있었던 장면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다.


지난주에 팔판동 학고재에서 여자에 관한 미술전시를 봤는데 여자는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주파수가 아이에게 맞춰지고 아이의 안녕을 위해 기도를 하며 산다.


모든 것에서 자유를 꿈꾸는 예술가들은 자식이 하나의 구속이 될 수도 있나 보다.

하지만 예술도 자식사랑 본능은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에 자유를 갈구한 정신과 모성 사이에서 지독히 괴리감과 고통이 생기는 것 같다.

학고재 김은정 작가


다시 배우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우연한 기회에 어느 식당에서 윤여정이 조영남과 이혼할 시기 모습을 봤는데 그야말로 버림받은 우리 엄마들의 멘붕상태의 모습이 보였다.


남편이 바람피우고 아이까지 다 떠 넘기고 생활비도 별로 안 주고 이혼할 때에 버려진 기분에 죽고 싶었지만 자식들 때문에 잡초처럼 현실을 살아가는 세상의 여자들이 많다.


조영남이 어느 방송에 나와서 윤여정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바람피우고 아이들과 마누라를 버린 것을 반성을 한다는 이야기를 떠들고 윤여정 배우가 복수하기 위해서 연기를 열심히 했다는데 과연 그럴까 싶다.

조영남 노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윗 인터뷰 내용은 그냥 찌질이 같은 생각이 든다.


끝난 잔치상에 엎어져 우는 꼴 아닌가


부부가 살다가 이혼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정신승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녀는 씀바귀에 꽃이 피는 걸 보듯 쓴 인생에서 70세 넘어서의 인생 성적표를 잘 받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인형의 집 로라가 아닌 스스로 헤쳐 나가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포스터와 사진은 네이버에서 참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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