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 플리스에 '박하사탕' 영화가 돌아다녀서 다시 보니 오랜만에 지난 추억의 앨범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감동을 주는 영화를극장에 가서 두 번 연거푸 본 것은 흔치 않은데 '박하사탕'은 그중 하나이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영화 하면 '척척척' 총든 군인들의 군화 발소리와 시간을 역으로 달리는 기차소리와 "나 돌아갈래"하는 명연기 설경구 배우의 간현 철길 씬이다.
동창회 단합대회에 불청객 영호가 찾아간다. 20대 초반의 박하사탕을 나눠먹던 영호의 화양연화 첫사랑 순임이를 만난 장소이다.
줄거리는 1980년대 광주사태 배경으로 부조리한 시대이다. 이제 막 삶을 펼치려는 순수한 젊은이가 군대 가서 광주사태 진압과정에 투입된다.
진압과정에서 실수로 총으로 어린 소녀를 죽이고 한 사람의 삶이 망가져 가는 이야기이다.
군제 대해서도악질 고문 형사로 죄 없는 대학생들을 죽을 정도로 괴롭히는데 고문당하는 대학생에게 묻는다."너는 삶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니?" 대학생 일기장에 쓰여있는 이문장은 영화 보는 내내 줄거리를 이끈다.
거기서 첫사랑이 찾아오지만 자기를 따르는 밥집 딸과 결혼한다.
형사를 그만두고 가구점을 하는데 마누라는 운전 선생과 바람나고 자신도 여직원과 바람피운다. 결국에는두부부가 이혼을 한다.
주식하다 쫄딱 말아먹고 동업한 친구는 돈 갖고 먹튀고 세상을 원망하며 권총 자살하려 한다.
그런데 첫사랑 남편이 박하사탕을 들고 찾아와 죽어가는 첫사랑을 만나고 기억은 다시 순수한 청년시절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한바탕 꿈인 게 인생이라는 걸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그시대 젊은이들은 정말 대학생일 때는 데모하고 군대 가서는 데모대 막는 부조리한 삶을 살았고 화염병과 췌류탄과 눈물 콧물의 시대였다.
영화를 두 번 보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영화의 주인공이 믹스커피를 마시는 바닷가 장면을 보기 위해인 게 큰 이유였다.
주인공이 자살하려고 권총을 밀매로 사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닷가 간이매점으로 간다. 그 장면이아름다워서 영화를 두 번 보게 되었다. 영호와매점 아주머니의 연기가 능청 스러 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빨강 티를 입고 볼우물 파지게 웃는 장면이 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실은 빨간색은 커피 파는 아줌마 조끼고 죽기 직전의 절망의 영호는 초라한 작업복이었다.
왜 그렇게 그 장면이 아름답게 기억이 됐을까생각해보니 아마 영호의 볼우물 파진 미소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케이블의 미소가 잊히지 않듯 말이다. 기억도 콩깍지가 씌는 것인가! 좋은과거 기억은 심히 아름답게 미화되는가보다
다시 본 박하사탕 영화는 이십 년 전에 본 것과 사뭇 느낌이 달랐다.
예전 영화를 보면 그때 보았던 나의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 그때같이 보았던 사람들과의 추억과 대화도 생각이 나서 지난 앨범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나는 것이다.
'맞아 그때 그랬지'
두 번씩이나 영화를 본 20년 전의 나를 추억해 보며 비 내리는 바닷가에서 믹스커피 씬을 다시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