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Jun 22. 2023
고성여행 내내 커피 공부를 한 시누이 남편 고모부는 식구들에게 야심 차게 최고의 핸드 드립커피를 제조하려고 맘먹었다.
아침에는 그냥 잠 깨는 용으로 커피를 내리는 나는 드립커피의 고급성을 잘 모르겠다.
세상에는 전문가는 세고 셌으니까.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집 밖에만 나가도 카페에서 만날 수 있다.
펜션에서 아침에 잠 깬 고모부는 수제로 볶은 콜롬비아 원두와 커피장비들을
꺼내고 천천히 물을 커피에 드립을 시작한다.
"약간 식혀서 호로록 흡입하듯 마셔봐"
"네에"
식구들은 맑고 투명한 커피를
한잔씩 받아 들고는 입으로 흡입하듯 마시며 한 마디씩 한다.
남편을 비롯하여 커피가 맛나다고 칭찬일색이다.
"이묵직한 바디감과 커피 향이 끝내주네"
"로열 커피인데! 왕족이 끓인 커피라 다르네"
사실 고모부 끝이름이 '렬'로 끝나서 영어식 발음으로'로열'로 불리기도 하기 때문에 유머로 로열족이라고 식구들이 부르기도 한다.
아침부터 최고를
계속
연발한다.
확실히
정성스럽게 물을 드립한커피는 맛있었다.
고성여행을 끝으로 서울로 오는 길에 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이 만드는 강릉의 '커피 내리는 버스정류장'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거기서 '심연커피'라고 불리는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을 마셨고 아이스커피를 투고해서 차에 탔다. 역시 이곳에서 만든 커피는 챔피언답게 다양한 맛을 내며 향도 특이한 경험을 했다.
아침부터 최고를 연발했던 우리는 갑자기 숙연해졌다.
"매형 커피가 최고인 줄 알았더니 더 맛있는 커피가 있었네"
' 커피 내리는 버스정류장'에 들리고는
다들 조용하다.
겸허를
배우기 위해서
늘 최고를 경험해야 한다.
그래도
식구들에게 최고의 커피맛을 선사하려고 했던 고모부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keyword
드립커피
그림
기록
2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달삣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미술가
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구독자
491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매일 쓰고 요리한다는 일
정선아리랑의 맛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