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해보믄 아 안다.

사는 맛 레시피(신맛)

by 달삣


새벽부터 오는 비는 우산을 써도 어깨를 적시고 ~트롯 안동역에서~버전으로~


장대비가 오는 날은 이상하게 집 밖을 나 서기가 싫다.


계속 쾌청한 가을날이었는데 하필 안동으로 여행하는 날 비가 내리다니 여행 내내 그치지 않고 왔다.


안동시티여행사를 끼고 가는지라 예약을 취소하기도 너무 늦었고 해서 부부가 배낭을 메고 KTX에 올랐다.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앞에 여자들이 수다를 하며 아침으로 김밥을 풀어놓고 먹는다. 환기가 안 되는 기차 속에서 음식 냄새가 짬뽕이 되어 가는 내내 거슬렸다.

'아 짜증 난다 이습한기운과 냄새라니'

열차 안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먹는 것은 타인을 위해서 자제해야 하는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기차여행이라 설레기는 했다.

두 시간을 달려 안동역에 내리니 새로 이전한 신식 건물이어서 그런지 가요에 나오는 이야기 있는 안동역이 아니었다.

'아 상상 속 안동역이 아니었어'

이야기 있는 곳은 오랜 세월이 묻어있는 구역사 근처에 있다고 했다.

맘모스베이커리, 안동 갈비골목, 국밥집 찜닭 거리가 있다고 한다.


역 앞에 여행사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뭔가 기획된 틀속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 이 느낌 너무 싫다'

여행 일행들도 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니 뻘쭘하기 짝이 없었다.


축축한 봉고차에 서로 우산을 접고 끼어 탔다. 담배한대피고 새벽에 일하러 가는 하루 벌어먹는 사람들처럼 전운이 감돌았지만 이내 풀렸다.


모르는 타인들이라 그렇겠지만

하지만 곳 풀어졌다.

이것도 빗속여행인연이 아니겠는가!


첫 번 코스는 부용대 가는 길에 여행사에서 나온 분이 안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양반스럽게 시작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고

먼저 십 분 이내의 부용대에 올랐는데 하회마을이 멀리 보이고 낙동강이 감싸고 있다.

하천을 둘러싸고 있다 하여 하회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코스로 병산서원으로 봉고차가 향했다.

그동안 병산서원이 가고 싶었지만 서울서 안동은 꽤 먼 거리라 엄두가 안 났었다.


차를 가져가기보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여행사를 끼고 가니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한옥 하나의 얽힌 이야기를 가이드분에게 들으니 좋았다.


병산서원 가는 길에 찍은 배롱나무와 점빵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병산서원에 도착해도 비는 줄줄이 내리며 그 칠 줄 몰랐다.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본 전망이 탁 트여 좋다.

서서히 기분도 나아지고 있었다.


세 번째 코스로 하회마을에서 안동찜닭을 점심으로 먹고 하회탈공연을 관람했다.

하회마을

빗속의 여행은 옷과 신발은 젖어도 햇볕이 강하지 않아서 걷기에는 좋았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하산주는 아니더라도 장대빗속여행을 잘 마친 것에 감사하며 편의점에서 복순도가 막걸리 한 병을 샀다.


이병은 잘 열어야지 안 그럼 탄산이 쏟아진다고 조금씩 김새게 뚜껑을 열라고 편의점 나이 든 주인아주머니가

"해 보면 아 안다"

경상도 안동특유의 사투리로 말하는데 그 소리가 귀벌레처럼 계속 맴돈다. 마치 점빵할머니가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렇지 빗속여행도 불편해도 한번 해보니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고즈녁했고 뜨거운 햇볕 받고 돌아다니지 않아서 좋았다.

무엇보다 비 맞은 한옥의 지붕과 처마 끝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가 와도(불편해도)

'한번 해보믄 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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