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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속마음

하루 한 알의 재미

by 달삣


전화를 잘하지 않는 친정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네가 준 초롱무 물김치 참 맛있게 먹었다. 그래 그렇게 하면 돼야"


'아니 준 게 한참 됐는데 이제야 드셨다고...'

엄마는 식당을 오래 해서 음식의 맛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분인데 그동안은 내가 해다준음식에 대한 칭찬이 별로 없었었다.


'아! 드디어 인정을 받았네'하고는 우쭐한 마음에 "엄마 집에 더 있는데 갔다 줄까 했더니

"그러지 마라"하신다.

전화를 끊고 나서 엄마의 진짜 속마음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마음을 안 것이 남편의 핸드폰풍경 사진이었다.


남편이 요새 풍경사진 찍는 것에 빠져있어서 불쑥 자기가 찍은 사진을 내밀고는 한다.


"이사진 괜찮지?" 하며 사진 몇 장을 내밀어서

"와우! 멋지네"하며 맞장구를 쳤더니 바로 남편이

"이사진 카톡으로 보내줄까?" 한다.


나도 모르게

"아니 그러지 마"

대답하고는 아차 싶었다.

그리고 킥킥 웃음이 나왔다.


친정엄마도 요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남편에게 그 사진들을 보내달라고 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이랄까.


다시 보니 멋지긴 하네 사라져 가는 세운상가옆청계천 건물을 배경으로 힙한 MZ세대의 성지호랑이 카페의 카페라테 종이컵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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