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잎이 조금씩 각도를 틀 때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삐딱'

모든 자식 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

그 시기를 알리는 것은 삐딱해지기 시작할 때부터인 것 같다. 부모로서는 섭섭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안 그런 집도 있지만 독립하기 전에 부모의 생활방식이 이해할 수도 없고 맘에 안 들어 부자지간에 큰소리 내는 일 때문에 집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걸 좋게 말해서 가출이 아닌 출가라고 부르면 좋겠다.


베란다 커피나무 모종에 아기이빨 같은 작은 새싹이 두 개가 났었다.

큰 잎사귀 위에 살포시 얹어 나와서 꼭 아기 포대기를 안은 잎사귀 모양새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겹쳐서 밑에 잎사귀가 햇빛을 못 쬐는가 싶었다.


어느 날 어린 잎사귀가 약간 삐딱하게 각도를 꺾더니 본격적으로 잎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어미잎사귀햇볕 쬐라고 배려라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기만의 생존 방식인가 싶었다.


삐딱해지는 게 그리 나쁜 것은 아니겠지 생각해 본다. 순종하던 새싹이 살기 위해 삐딱해진다.


그걸 보고 있으니 자식이 부모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부실해도 부실한 데로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