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낯선 이가 바른말을 할 때가 있다.

재미 하루 한 알

by 달삣


'시선'

내가 어떻게 비칠까 하고 사람들은 늘 궁금해한다.


너무 가까운 사람들은 민망하거나 두려워서거나둥의 이유로 바른말을 못 하지만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에 어쩌다 들린 낯선 이 가 바른말을 할 때가 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익숙해져서 낯설기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화이트 큐브에서 본 전시 중 화가 트레이시 에민 때문에 영국여류화가를 검색하다가 보물을 발견한듯한 그림책을 발견했다.


' 올드코리아'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유머스러운 그림은 킥킥대기도 하고 눈물 나는 그림은 감동하기도 하며 단숨에 글과 함께 그림 감상을 했다.

이렇게나 조선을 사랑한 화가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화가 나 사진작가들은 시선이 그대로 작품에 나타나게 돼있는데 그녀는 조선사람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고 그렸다.


조선말에 조선으로 그림을 그리러 들어와 조선의 기품과 풍경에 반해 버린 영국의 여류 화가 엘리자벳 키스의 그림이야기다.


1919년의 3.1 운동을 하는 시기에 한국인을 본 이방인 화가는 역경과 시련은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올드 코리아) 책에 묘사된 한국사람들의 의젓한 품성과 차분한 태도는 우리에게 한국인의 참된 기상을 보여준다.

-이 책 세실 주교의 추천사-


구한말 생각이 부족한 몇 일본사람들은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자국에서의 악질적인 선전 때문에 한국사람들을 경멸하고 있다. 하지만 열린 마음을 가진 몇몇 일본인은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존경하고 심지어 숭배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한국의 역사가 일본역사보다 오래되었고 또 한국이 일본에 문화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엘리자베스키스의 머리말-


그림하나하나를 보자면 다 좋지만 몇 개의 재밌는 그림이 눈에 띄었다.

(부엌에서 연기 나는 것은 좋은 일)


(서당아이들)

훈장은 졸고 있고 하늘천따지 읽다가 딴청 하면 반장이 등짝을 때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웃으며 장난을 친다.

(신부)

한국에서 결혼식날 제일 비극적인 존재인

한국의 신부는 결혼식날 꼼짝도 못 하고 앉아서 듣보잡을 못한다. 음식도 먹으면 안 된다.

(바느질)

그림 속의 여자는 가난한 여자를 돕기 위해 직접 만든 옷을 꺼내놓고 있다.


이런 옷을 장롱에서 꺼낼 때도 서두르는 법 없이 날렵하게 꺼낸다.

장롱 속의 옷 넣어주는 습관은 수백 년 내려오는 축적된 자기 절제의 상징이다.

(과부)

내가 스케치한 어느 양갓집 부인은 감옥에 들어가서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도 일본인에 대한 분노를 전혀 들어내지 않았다.


남편은 죽었고 아들은 일제에 끌려가 기약이 없다. 아쉽게 원작의 행방이 묘연하다.


윗그림 들은 1919년 미스코시백화점화랑전시가 되었다.


우리나라사람을 그린 작품으로 역사상 외국에서 최초전시된 것인데 신판화 운동을 주도한 와타나베쇼자부로가 전시에 와서 목판화로 만들면 크게 성공할 거라고 했다고 한다.


-올드코리아책중에서-

(달빛아래동대문)은 인기리에매진된 목판화작품이다. 푸른 하늘색이 동대문의 자태와 함께 아름답기 그지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옆모습으로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