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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이의 거리

재미한 알

by 달삣


"같이 있는 게 불편하더라고"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카페에서 마주 앉아 라테를 마셔도 먼산을 바라보거나 창밖 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숫자를 센다.


핸드폰만 뚫어지게 보며 대화를 안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상황까지 오게 된 둘 사이의 여러 사건들이 있었으리라

이런 사이는 언젠가는 멀어지게 돼있다.

우리는 친한 사이를 가까운 사이라 한다.

친한 친구였다가 오랫동안보지 못해 사이가 예전보다 못하다면 멀어졌다고 한다.

마음이 가까운 사람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함께해도 불편하지 않다.

마음이 가까워 같이 앉기도 하지만 가까이 앉으면 마음도 가까워진다.

_사람과 사람사이의 물리량_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김범준 물리학자

오래전일이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

생물선생님은 꼭 흰가운을 입고 수업을 하셨는데 그 모습이 과학에 진심인 분처럼 보였었다.


선생님이 특히 사람과의 거리를 강조하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너희들이 나중에 결혼하면 부부가 꼭 붙어 다녀야 한다.

생물들은 오래 떨어져 있으면 이질감이 생긴 단다."

연말도 다가오니 따뜻하게 가까운 가족과 친구에게 손잡아주며 허그라도 해야 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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