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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하여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정초에 어른들은 자녀들이나 조카들에게 행복을 빌어주고 축복을 기원하고는 한다.


한문으로 행복을 뜻풀이 하자면 다행행은 방패 간 위에 흙토자가 있고 사이에 ''있으니 기반이 튼튼하다. 안정되고 평안하다의 뜻이 되는 것 같다.


복복자는 보일 시에 밭전위 입구 그 위에 지붕 같은 한일자로 돼있다. 그러고 보면 하늘을 잘 보고( 겸허 ,섬김, 제사) 밭 같은 터전이 있고 한입으로 잘 먹고사는 게 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탈하게 하늘을 섬기며 잘 먹고 잘살아라. 그런 뜻이니 행복은 참 좋은 말이다.


축복한다의 뜻은 행복을 비는 말로 또 얼마니 귀한말인가.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소에는 아주 조용하 셨지만 술이 거나하게 취하시면 '너희를 축복한다'라고 말하고는 하셨는데 그때는 어렸으므로 그 말이 귀한 줄 몰랐다.


큰 이모부도 돌아가시기 전 찾아뵜을 때 "행복해라"하고 누워서 손을 흔드셨는데 그것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중풍으로 쓰러져 35년간 자리보전하시고 간병한 큰 이모에게

" 여보 고맙고 미안해"라는

쪽지를 남기시고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건강하셨을 때는 영어 선생님으로 성실하셨고

이모부는 아버지와 달리 가정적이고 자상하셨었다.


여름방학에 서울서 춘천으로 큰 이모네 방문하면 꼭 새벽버스터미널로 배웅해 주시고

큰 이모에게 "맛있는 거 많이 해줘라"했던 기억이 난다.


늘 술 취해 계셨던 아버지도 다정하시진 않았어도 자식을 향해 복을 비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요즘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차칫 위험한 세상에 나이가 들어보니

이제까지 별무탈하게 지내는 것이 그분들의 기도덕택이라는 것도 알았다.


나도 조카들이나 아들에게 늘 "축복한다. 사랑한다. 행복해라"의 말을 해줘야 하는데 어쩐지 간지러워서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용기를 갖고 해 보련다.

'얘들아

축복한다

행복해라. 사랑한다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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