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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Apr 13. 2024

 김유정생가에서 만난 '봄봄'

재미한 알



'봄봄'

봄이면 생각나는 소설이다.


"약속 했쟎어유

성례시켜 주세유"


"아직  컸당 깨

조금 더 커야 된당 깨"


봄에 어울리는 소설 김유정의 봄봄을 찾아

모처럼 시간이 나서 김유정문학촌을 방문했다.

 서울서 춘천 가는 길에  서울보다 추워서 그런지 뒤늦게 개나리 진달래가 지천이다.


 봄봄의 줄거리는  

어린 딸과 혼인시켜 준다는 미끼로 무수한 떠꺼머리총각들을 머슴처럼 이용해 먹는 나쁜  미래 장인 욕필과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의 이야기다.


  주인공 노동력 착취를 하는 필의 행태에 객관적으로  호구적입장을 지적하는 동네 친구뭉태의 말이 있었을 즈음 주인공에게 맘이 있어  몰래 지켜보던 키 작은 딸 점순이는  성례를 안 시켜준다고 하면  자기 아버지의 수염을 잡아당기라고  속삭인다.


 하루작정하고 혼인시켜 달라고

미래장인에게 대들다 죽도록 얻어만 맞고  아버지 심하게 때리는 주인공귀를 잡아당기며  '칫뿡'  몰라라 하는 점순행동 주인공은 어안이 벙벙해한다.


   심한 푸닥거리 후 그래도 노동력이 아쉬는 욕필이장인은   주인공 머리통을 치료하며  요번 가을에는 "꼭 혼례를 시켜주마"하고 달랜다.

미래장인을  치받아서  주인공이 쫓겨날 줄 알았는데 용서받고  콩밭 메러 들로 또다시 나가는 이야기이다.


"우리 장인 그래도 좋은 이여"

하며 끝을 맺는다.


이놈의 봄이  기약 없는 희망 고문을 또다시 시작한다.


"사는 게 그렇지"


 절망하고 또 희망을 갖고 봄이 왔으니 또 희망을 품어야겠지 비록 절망으로 끝날지라도

(김유정 생가에서 바라본 하늘)

 소설 속 미래사위에 들려주고 십 센티의 '봄이 좋냐'노래를 들여주고 싶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사실 이 노래는 봄연인들을 시샘하는 노래 이기는 하다.


기분에 멜랑꼴리 할 때는 조각상을 보면서 위안을 받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희망은 잡힐듯하며 안 잡히며  금씩 발돋움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하는  참으로  해학적인 조각상이다.

(김유정 생가의 봄봄소설의 한 장면인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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