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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Nov 01. 2016

[제네바 ILO 인턴 수기]

이 글은 2009년 제네바 ILO 본부에서 인턴 당시 썼던 수기임.



ILO 제네바 본부 인턴 활동수기

   첫 번째 인턴 활동수기를 쓴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우리 부서에 3명의 인턴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한 명은 캐나다에서 로스쿨 다니는 Laura이고 또 한 명은 아르헨티나에서 법대를 나오고 현재 법학 박사를 준비하는 Eleanora이다. 둘 다 나와 같은 장애인 고용 파트에서 근무하게 됐다. 나머지 한 명은 한 달 전에 온 스페인 출신의 Mercedes로 녹색고용 관련 일을 돕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ILO에 근무한지 제일 오래돼서 여러 가지 조언도 주도 또 나이도 비슷해서 근무 시간 이외에 주말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새로 들어온 인턴들이 모두 스페인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나도 모르게 스페인어를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스페인어를 하면 업무에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많이 할수록 유리하다. 나의 경우 학교 다닐 때 독일어와 러시아어를 배웠지만 ILO에서는 불어와 스페인어를 가장 많이 쓴다. 이 두 언어는 기초 회화 정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워둔다면 국제기구에 진출하는데 훨씬 유리할 것 같다.

   새로 온 인턴들의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 국제기구의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성이고 고학력이 많다. 무엇보다 ILO의 인턴직은 수습직원과 마찬가지여서 인턴 기간이 끝나고 단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석사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인턴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대학 재학생들도 많이 참여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교들은 국제기구와 인턴 프로그램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 또는 파트타임으로 ILO인턴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국제기구 인턴은 무보수이기 때문에 ILO나 WTO처럼 소정의 급여를 주는 국제기구 인턴자리에 들어가기를 희망한다. 물론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인턴으로 참여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나 개발도상국 출신들을 보기 힘든 것 같다. 가령 개발도상국 출신이더라도 대학교를 선진국에서 마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정식 공고로 모집하는 인턴직의 경우 6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정식 채용 못지 않게 들어가기 힘들며 필기시험을 통해 뽑는 부서들도 있다. 따라서 정식으로 인턴 자리를 의뢰하기 보다는 본인의 관심 분야의 일을 담당하는 부서로 직접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보내는 것이 인턴직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ILO와 같은 국제기구에 정식채용으로 들어가기는 매우 힘든 것 같다. 우선 공고가 나면 내부 직원들도 많이 응시하며 최소한 3년 경력을 요구하는 자리도 10년 20년 경력자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하기는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JPO나 Associate Expert와 같은 제도를 활용해서 국제기구를 들어오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인 것 같다.

   요즘 맡고 있는 주 업무는 전쟁 이후 군인들 특히 장애를 입은 군인(Socio-economic reintegration of ex-combatants with disabilities in post-conflict countries)들의 사회경제적 통합 현황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ILO에서 이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없는 만큼 이번 초기 자료 조사를 통해 향후 연구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ILO에서는 제98회 International Labour Conference로 무척 북적거린다. 거의 190개국의 정부, 사업주, 노동조합의 대표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제일 바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경제위기 시 고용 전망에 대해 ILO에서 전문가들을 모시고 심도 있는 토론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은 ILO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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