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영화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당연히 IMAX에서 보고 싶었는데 친구가 잘못 예약해서 일반 스크린에서 봤다. 어벤져스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파이터. 인간이면서 어떻게 저렇게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하지? 항상 궁금했던 그녀. 인간병기로 길러졌지만 그곳을 탈출하고 선을 위해 싸우는 그녀.
가족도 없는 것 같고 혼자이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스스로 가족을 만들었다.
<블랙 위도우>는 너무 선과 악을 구분해서 좀 식상하다. 인간의 양면성을 심도 있게 다뤘다면 감동이 더 배가되었을 텐데. 특히 나타샤가 어린 시절 3년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가짜 가족’을 연기했다. 가짜인 걸 알면서도 좋았다. 친부모나 동생은 아니지만 헤어졌을 때 마음이 찢어졌고 잘 살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동생 옐레나는 자기처럼 블랙 위도우가 되었다. 차이점이라면 나타샤는 심리적 세뇌를 당했지만 새로운 블랙 위도우들은 화학적 세뇌를 당했다. 둘 다 비참하긴 마찬가지다. 운 좋게 옐레나는 해독제를 맞아 조종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매트릭스가 생각나는군) 옐레나도 외롭게 커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나타샤뿐. 해독제를 노르웨이에 숨어 지내는 나타샤에게 보내고, 나타사는 해독제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부다페스트로 간다.
어린 시절 이후 처음 만난 언니와 동생. 나타샤는 드레이코브는 죽지 않았고 레드룸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끝내지 못한 일을 이제 마무리 짓기로 한다. 드레이코브의 존재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바로 어렸을 때 자신의 아버지 행세를 한 알렉세이. 감옥에서 허풍쟁이로 살고 있는 그를 나타샤와 옐레나는 탈옥시킨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알렉세이지만 가짜 엄마인 멜레나는 여전히 레드룸의 기획자 업무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간다.
드디어 가족상봉. 화학적 세뇌를 발명한 멜레나. 옐레나가 그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멜레나는 자신의 실험 영향을 깨닫는다. 물론 드레이코브에게 나타샤의 존재를 알린 멜레나. 하지만 정이 뭐라고. 멜레나도 결국 나타샤와 옐레나를 도와 드레이코브를 죽이고 해독제를 이용해 블랙 위도우들을 구한다.
가짜 가족도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블랙 위도우>편. 조금 식상하지만, 블랙 위도우의 세대 교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엘렉세이, 혼자 외롭게 산속에 살고 있던 멜레나, 언니의 허세를 계속 놀리고 자신이 처음으로 산 조끼를 선물하는 옐레나. 살인 병기지만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거였을까? 따뜻한 정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족은 태어난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고. 나타샤도 결국 두 번째 가족(어벤져스)을 구하기 위해 감옥에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