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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May 02. 2022

2022년 4월 이달의 여행 <제주도 동부> 우도

M이 제주도로 이사 간 지 9개월 째다. 날씨도 풀리고, 바쁜 일도 끝나고, 거리두기도 완화되어서 제주도 2박 3일 여행을 다.


일정이 짧아 꼭 하고 싶었던 북스테이와 우도 여행, 그리고 M과의 수다가 주목적이다.


첫째 날, 부산에 사는 J는 하루 전날 제주도에 도착해서 놀다가 나와 만나 1박 2일을 함께 보냈다. 역시 여행은 혼자보다 둘!


제주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J를 만났다. J가 공항 앞 파바에 들렀다 가자고 했다.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주마음샌드를 사고 싶다고. 미리 예약을 해야 픽업할 수 있지만 당일 픽업 도 가능하다고 한다. 3개밖에 구매가 안 돼서, J가 2개 나는 1개 구매했다.

그냥 땅콩 샌드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


공항에서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즐겨찾기 해 놨던 예맨 식당으로 향했다.

운전 초보인 J는 주차하는 데 거의 30분 걸렸던 것 같다.

예멘 식당은 생각보다 안이 넓었고, 손님도 많았다. 우리가 늦게 도착해서 넓은 자리를 차지했다.

다음 이동지는 함덕해수욕장!

3년 전에 들렸던 적이 있었다. 함덕해수욕장 가장 유명한 카페는 델문도다. 예전에 왔을 때도 델문도만 들렀다 가서 주변 풍경을 잘 몰랐다. 이번에는 함덕해수욕장 옆의 서우봉을 등산? 했다. 가는 길에 서핑을 하는 사람들,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서우봉을 완주하려면 꽤 많이 올라가야 해서, 제대로 신발을 갖추고 올라가기로 하고 30분 정도만 가볍게 산책했다.

놀랍게도 동굴도 있고 말도 있고 염소도 있었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서, 꽤 낯설었다.

카페만 들렀다 가는 거와 주변을 탐색하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함덕을 뒤로하고 김녕해수욕장을 지나 목적지인 구좌읍에 도착했다. 차량 여행의 장점은 멈추고 싶을 때 멈춰 풍경을 구경하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녕해수욕장을 지나는데 거대한 풍력발전소를 보고 노을을 보며 잠시 감상을 했다.


숙소는 북스테이로 예약했다. 작년부터 무조건 숙소는 책방과 함께 있는 곳을 예약하고 있다. 구좌에 머문 북스테이는 책방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숙소를 서재처럼 꾸몄다. 주인짱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책들과 만화책(내 연배 정도 되는 것 같다)을 구비해 두었다.

저녁에 주인짱이 초대해 별보기 투어도 즉석 진행했다.

매일 저녁 산책한다는 부부는 가로등이 없는 제주도에서 별자리를 자주 볼 수 있다고 했다. 마침 그 날 밤 북두칠성이 잘 보인다며 10분 정도 산책 겸 투숙객을 데리고 별 보러 갔다.



둘째 날, 드디어 우도 여행! 우도는 워낙 작은 섬이라 차를 가지고 갈 수는 없다. 특수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가능한데, 장애인이거나, 65세 이상, 또는 1박 숙소를 할 경우만 허용된다.

그래서 우도에 도착하면 무조건 전기자전거나 전기차, 사이드카 등을 대여해야 한다. 운전면허가 있어야 몰 수 있다. 이날은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작은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신났다. 쥐라기 공원처럼 우도도 작은 놀이공원 느낌이 난다. 마음먹으면 하루에 다 볼 수 있지만, 나와 J는 한 곳에 최소 1시간씩 머물고 가다 보니까 우도의 10분의 1도 못 봤다.

지난 3월에 새로 오픈한 훈데르트바서 공원에 들려서 거의 2시간 둘러보았다. 전이수 특별전, 훈데르트바서 전시회 등 꼼꼼히 봤다. 얼마 전 전이수 그림책을 접했는데, 필연처럼 전이수 특별전을 보게 돼서 더 관심이 생겼다. 제주도에 나고 자란 전이수의 갤러리가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 있었다. 미리 알았다면 보고 오는 건대 ㅜㅜ

다음에 꼭 려야겠다.


J공항 시간이 있어서, 2시에 페리를 타고 우도를 나왔다. 다음엔 우도에서 1박을 해야겠다. 아쉬움을 잔뜩 안고 우도를 떠났다.


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성산일출봉을 잠깐 들려 구경하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비 때문에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없었다.


셋째 날, 아침에 사라봉을 산책했다. 사실 사라봉 때문에 숙소를 그 위치에 잡았다. 사라봉의 특징은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토끼!!!! 정말 평화로운 광경이다.

드디어 M을 만나는 시간. 거의 3년 만에 만나는 아끼는 후배다. 결혼하고 독박 육아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 같이 걸으며 회포를 풀고, M이 좋아하는 산지천 갤러리에서 43 미술제 봉인된 풍경을 감상했다. 제주도에서 살면서 느낀 점을 들으며, 원주민의 사정과 배경을 외지인이 다 이해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민은 동부와 서부를 서로 다르다고 느낀다고 한다. 외지인이 봤을 때 다 같은 제주도인데 동부는 훨씬 척박하다고 한다. 43 피해도 동쪽이 더 심했다.

M과 알차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비행기를 탄 거라 아쉬운 여행이었다.

지인이 있으니 다음엔 최소 일주일, 아니면 한 달을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공항에서 바이오 등록을 하면 줄 서지 않고 바로 보안심사를 마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엔 조금 일찍 공항에 가서 등록을 해야겠다.


이제 슬슬 여행 근육을 사용해야겠다.

5월 여행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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