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지인이 시작한 중국어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중국어 모임을 시작했는데, 신청하는 사람이 없었다. 모임짱이 HSK 3급에 도전해 보라고 했다. 함께 하는 J는 취업 때문에 4급 자격증이 필요할 것 같다며 마구 부추겼다. 어차피 같은 모임인데 따로 진도를 나갈 수 없어 H와 나는 3급에 도전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모임짱이 갑자기 한 달 만에 취업을 하는 바람에 초짜 3명만 남게 되었다. 이렇게 모였으니 시험은 보자고 결의해서 2023년 1월에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모이지 않아 결국 시험 일정을 4월로 미루었다. IBT(컴퓨터 기반)와 PBT(종이 기반) 중에서 PBT로 신청했는데, IBT가 나을 뻔했다.
PBT는 열린 공간에서 시험을 보기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되고, 시험 결과도 IBT는 2주면 나오는데 는 PBT는 한 달이나 걸린다.
최대 반전은, 정작 시험 점수가 필요하다고 한 J는 시험 접수를 안 했다는 것이다. 결국 나와 H만 등록했다.
시험 보기 한 달 전에 H와 둘이서 매주 모여 인강을 보고 모의고사를 풀었다. 오히려 열심히 안 할 것 같았던 H가 HSK 시험을 합격하면 인강비 2배로 환급 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 가입해거 뒤늦게 열을 올리며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H가 없었으면 아마 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모임짱은 미안했는지 취업을 하고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도서관에 나와 모의고사 풀이를 봐줬다.
원래 대만 여행 가서 회화할 수준으로만 배우려고 한 나는 강제로 시험을 보게 되어 불평불만으로 가득했지만, (시험 공부할 시간에 다른 바쁜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3급 떨어지더라도 다시는 시험을 안 볼 예정이었다. 절대 내 돈 들여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주의라, 즐겁게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걸, 돈 버리면서 자격증 따는 짓은 안 하고 싶다.
강남 해커스 어학원에서 2시에 시험을 봤는데, 3급은 취업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아서인지 시험 보는 사람은 10명 남짓이었다. 그중 대다수는 초등학생이었다. 초등학생도 왜 보는지 모르겠다. 2학년처럼 보이는 아이가 엄마와 같이 시험 보러 왔던데, 나라면 절대 아이랑 이런 시험 안 볼 것 같다.
PBT는 2B 연필로 시험을 본다.
모의고사를 6회 정도 풀고 갔는데, 생각보다 듣기와 읽기는 볼만했지만 쓰기가 진짜 어려웠다.
쓰기가 배점이 가장 높고 부분 점수도 없다.
300점 만점에서 60%인 180점을 넘기면 합격이다.
한달 후 시험 합격 우편이 왔다. 조마조마했는데 230점으로 합격했다. 역시 쓰기에서 많이 깎였다.
이게 나의 마지막 어학 시험이다. 억지로 시험까지 봤지만 결과가 좋으니 뿌듯하다. 내년에 대만 여행가서 공부한 걸 써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