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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해설사 6개월 차

by 나호란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 바로 교육해설사. 20대 때 관광통역안내사(영어) 자격증을 취득했다. 여행도 좋아하고 외국어도 좋아하니 언젠가는 관광통역안내사 일을 하고 싶었다.

올해 2월 교육해설사로 입사를 하고 7월에 딱 6개월이 됐다. 자격증은 있었지만 한 번도 써먹은 적이 없어서 과연 내가 해설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입사하고 한 달 동안은 스크립트를 짜고 공부했다. 한 달이 지나자 동료들 앞에서 시연을 했다. 생각보다 많이 떨렸다. 2개월 차에는 보조로 해설을 나갔다. 3개월 차가 되니 혼자서 해설을 하게 되었다. 4개월 차부터는 외부 유적지 해설도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5개월 차에는 드디어 영어 해설도 하게 되었다. 6개월이 지나자 나만의 노하우와 경험이 조금씩 축적되는 것 같다. 물론 1년 차에 다르겠고 2년 차에도 다를 것이다.

6개월 차가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스크립트가 기본이지만 나만의 포인트를 잡아라.

초반에는 스크립트에 적힌 대로 말하려고 했다.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고, 내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공부하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을 퀴즈로 내거나 흥미를 끌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노력했다.


상대에 맞게 해설하라.

어느 정도 기본 정보를 숙지하게 되면 상대를 어떻게 하면 흥미를 느낄지, 무엇에 관심을 가질지 신경 쓰게 된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오면 쉬운 용어로 바꿔서 설명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역사 관련 책이나 유튜브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부분을 메모해 뒀다가 써먹기도 한다. 유머도 적어두면 좋다. 무엇보다 모두 만족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룹에서 20퍼센트만 집중해서 들어도 성공이다.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고 흥미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정보는 요약해 둬라.

가끔 날짜나 용어가 안 떠오를 때가 있다. 해설 전에 까먹을 법한 내용을 한번 읽고 가면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해설 전날 강의를 잘하는 걸로 유명한 역사 강사의 유튜브를 보며 연구한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유명 강사처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만약 모르는 질문을 해도 당황하지 말고 알아보고 알려준다고 하면 된다.



은퇴 후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써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미리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볼 예정이다. 교육해설을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6개월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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